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19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7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를 기록했다. /뉴시스

(현진 기자)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19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7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를 기록했다.

반도체 단가 하락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교역 둔화로 수출이 내리막을 탄 영향이다. 올해는 상품수지가 크게 만회되지 않는 한 경상수지 흑자액이 더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충격이 더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99억7000만달러로 전년(774억7000만달러)보다 175억달러 감소했다. 지난 1998년 이후 22년 연속 흑자세를 이어갔지만 2012년(487억9000만달러) 이후 7년 만에 최소치를 나타냈다.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한 것 상품수지 흑자가 큰 폭 축소돼서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세, 반도체 단가 하락, 중국으로의 수출 부진 등이 맞물리면서 수출은 지난해 5619억6000만달러로 전년(6262억7000만달러) 대비 10.3% 급감했다.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반도체 슈퍼 사이클 종료로 반도체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홍콩 사태 등으로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상품수지가 크게 악화됐다”며 “다만 서비스수지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본원소득 수지가 역대 최대 흑자를 낸 것은 긍정적인 면”이라고 설명했다.

상품수지는 1년 전 1100억9000만달러 흑자에서 지난해 768억6000만달러 332억3000만달러 꺾였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도 지난 2012년(485억9000만달러) 이후 가장 적었다. 국제유가 하락세와 설비투자 부진 등의 영향으로 수입도 4851억1000만달러로 1년 전 (5161억8000만달러)에 비해 6.0%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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