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적이고 현대적인 이슬람 소비문화 주도”
“개방적이고 현대적인 이슬람 소비문화 주도”
  • 소정현 대기자 news@seoulilbo.com
  • 승인 2020.02.0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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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리뷰: 이슬람 ‘할랄산업의 천국’ 말레이시아(2부)
세계 최대 할랄 박람회인 미하스(MIHAS)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다. /뉴시스
세계 최대 할랄 박람회인 미하스(MIHAS)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다. /뉴시스

할랄산업 대대적 육성 정부부처엔 이슬람개발부

‘세계 최대 할랄박람회’ 매년 쿠알라룸푸르 개최

할랄 식품규모는 전세계 ‘2021년 3조달러 상회’

화장품·패션·제약·여행 등 세부적 맞춤전략 대두

◆‘할랄산업’ 야심차게 추진 ’대호기’

소정현 대기자
소정현 대기자

(소정현 대기자) 말레이시아가 동남아시아의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 우선 초점을 맞추는 분야는 또 하나의 산업은 할랄산업이다.

말레이시아는 개방적이고 현대적인 무슬림 소비문화를 대표하는 지역으로 스스로를 ‘중동의 관문’, 이슬람 시장의 ‘테스트베드’라 부르고 있다. 이에 말레이시아는 할랄 관련 산업에서 가장 활발하다.

말레이시아는 이미 지난 1974년 할랄선언서를 공표하고, 정부 부처인 이슬람개발부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대 할랄 박람회인 미하스(MIHAS)도 매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2012년부터 할랄법(Halal Act)을 시행 중이다. 할랄법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내에서 유통되는 식품 및 화장품 등에 부착되는 할랄 인증은 연방정부 산하의 이슬람 개발부(JAKIM, Department of Islamic Development Malaysia)와 JAKIM이 공인한 56개의 해외 할랄 인증기관에서 발급한 인증이어야 한다.

말레이시아의 할랄 인증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은 상호주의로 말레이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받으면 JAKIM이 공인한 할랄 인증기관이 있는 국가로의 수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할랄(halal)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Shariah)에 따라 ‘허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당초에 할랄은 일반적으로 이슬람법에 따라 생산된 식품들을 이르는 용어였으나, 현재는 그 범위가 의약품, 화장품에까지도 확대돼 쓰이고 있다.

할랄은 특히 식품에서 매우 엄격하게 적용된다.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 따르면 무슬림은 알코올 및 돼지고기, 동물의 피로 만든 음식 섭취가 금지돼 있다.

단순히 돼지고기 금지뿐 아니라 가축을 도살할 때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도축된 염소, 닭고기, 소고기만 섭취할 수 있다.

할랄 시장은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최근 할랄시장이 크게 주목을 받는 데는 무엇보다 할랄 식품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할랄식품시장 규모는 전 세계 식품시장의 약 16% 수준인 연간 6500억 달러로 추산되며 식품을 포함한 전체 할랄시장 규모는 2조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할랄산업에서는 할랄 식품(음료 포함)의 비중이 62.1%(2015년 기준 1조1730억 달러)로 가장 크다. ‘글로벌 이슬람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할랄 식품 규모는 전 세계에서 2019년 약 2조53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할랄식품을 소비하는 이슬람 인구는 2010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인 약 18억명 정도로 추산되며 203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2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5년 기준으로 할랄 시장은 1조8900억 달러(약 2166조원) 규모에서 오는 2021년 3조 달러(3438조원)까지 팽창할 전망이다.

비이슬람 국가의 다국적 대기업 또한 할랄 시장에 뛰어들 만큼 이 시장은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다. 할랄 시장은 식품, 화장품, 금융, 의류, 제약 및 백신, 개인 위생용품 등 다양한 산업에 퍼져 있다.

육류의 98%, 가공식품의 64%가 할랄화된 반면 제약은 30%, 화장품은 20%에 불과해 할랄 시장에 참여 할 기회가 여전히 상당하다.

2017년 초에 발간된 ‘로벌 이슬람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할랄 식품과 생활용품 소비가 2019년까지 연 10.8% 증가해 3조7천억달러(약 4224조7천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에서 통용되는 할랄 인증으로는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JAKIM)의 인증, 인도네시아 울라마 협회(MUI) 인증, 싱가포르 이슬람 종교위원회(MUIS) 인증, 미국 이슬람 식품영양협회(IFANCA) 인증 등이 있다.

2019년 8월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할랄산업엑스포코리아. /뉴시스
2019년 8월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할랄산업엑스포코리아. /뉴시스

◆한국도 할랄시장에 적극적 침투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등에 생산공장이 있는 대상은 할랄 인증을 앞세워 현지 마요네즈 시장에서 점유율 40%를 기록했다. 대상은 지난 1973년 인도네시아에 현지 공장을 세워 국내에서는 ‘할랄 1세대 기업’으로 손꼽힌다.

국내 1위 식품업체인 CJ제일제당은 김치·햇반·조미김 등 3개 품목 46개 제품에 대해 말레이시아 JAKIM 인증을 받았다.

오리온도 인도네시아에서 돼지고기에서 추출한 젤라틴을 뺀 ‘할랄 초코파이’를 생산하고 있다. 웅진식품은 할랄 인증을 받은 수출 전용 알로에 주스 ‘닥터 알로에 오리지널’과 ‘닥터 알로에 41%’를 출시했다.

외식분야에서는 롯데리아가 인도네시아에 있는 30개 점포 전체에 대해 2015년 MUI 인증을 받았다. 햄버거의 소스에 대한 성분, 매장에서 햄버거를 조리하는 과정, 완성된 햄버거를 판매하는 과정 등 3단계에 대해 별도로 할랄 인증을 받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피자헛 등 주요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들과 BBQ 등 한국계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도 할랄 인증을 받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 소스의 무슬림 국가 전파에는 한계가 있다. 바로 발효기술 때문이다. 한식의 필수 양념인 된장과 고추장을 발효시키는데 일부 알코올이 발생한다.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식재료에 알코올을 넣지 않았더라도,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발효 과정에서도 알코올이 없어야(0.5~1% 이하) 한다. 일부 식품업체들은 할랄 기준에 맞추어 고추장 대신 칠리소스를 넣어서 식품을 생산한다.

2014년 7월 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중국 요리협회가 선보인 할랄 음식 행사. /뉴시스
2014년 7월 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중국 요리협회가 선보인 할랄 음식 행사. /뉴시스

◆할랄의 타분야도 성장 잠재력 높아

(제약업계) 제약업계에도 할랄이 영향을 미친다. 인슐린은 소 또는 돼지 췌장에서 추출해 사용하는데 할랄 인슐린은 돼지 성분을 제거해야 한다. 경구용 알약에도 돼지 젤라틴을 넣은 캡슐을 사용해선 안 된다.

할랄제약에 대해서는 2011년 말레이시아가 최초로 의약품 및 건강보조식품에 관해 생산, 보관, 포장, 유통과정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제약업계에서 할랄은 아직 30% 정도밖에 이뤄지지 않았고, 이슬람 국가에서 할랄 의약품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말레이시아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삼은 할랄 제약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다.

(화장품업계) 음식뿐 아니라 화장품에도 알코올이나 젤라틴 등 동물성 첨가물이 함유돼선 안 된다. 생산물 및 생산 설비를 청소할 때도 이슬람법에 따라 불순물로 간주되는 물질과 생산물을 분리해야 한다.

단순히 바르는 화장품만 아니라 향수에 들어가는 알코올도 금지 성분이다.

독일계 글로벌 화학회사 BASF는 2012년 할랄 화장품 원료 공급을 위한 인증을 획득했다. 이를 토대로 현재 가정용 세제, 입욕제 등 할랄 화학제품 145개를 생산하고 있다.

(패션업계) 패션업계에서도 무슬림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할랄 의류는 돼지 가죽을 사용해선 안 된다. 미국 의류 브랜드인 DKNY는 2014년 라마단 기간에 맞춰 쿠웨이트 출신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라마단 라인’을 선보였다.

일본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2016년 봄 미국 시장에서 무슬림 여성들을 위한 라인을 출시했다. 유니클로는 일본계 영국 출신 디자이너를 앞세워 소매와 하의가 긴 디자인의 무슬림 전통 의상을 내놨다. 이렇게 세계 여러 국가의 브랜드가 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여행업계) 할랄 관광은 해외 여행 과정에서 술을 제공하지 않고, 수영장을 남녀 구별해서 사용하는 등 이슬람 율법을 준수하는 관광을 말한다.

여행업계는 항공사업 펀딩에서부터 이슬람 금융을 사용하고, 직원들의 복장과 할랄 기내음식, 이슬람과 성지순례(Haj)에 대한 정보 제공, 이슬람 성직자(Ustaz) 동승, 무슬림식 환송 및 환영인사, 비행기 이륙 전에 기장이 안전운행을 위한 기도문 낭독, 기도시간 공지 및 기도 공간 제공 등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

심지어 비무슬림의 경우에도 금식월인 '라마단'과 같은 기간에는 무슬림 앞에서 음식을 먹거나 음료수를 마시는 행위도 자제해야 하며, 섹시한 옷을 입고 나타나는 것도 자제하도록 당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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