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찰 직장협의회(준) 위원장 ·
의령경찰서 협의회장 경위 권영환

경찰의 안타까운 극단적 선택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이 없고 있어도 실효성이 떨어져 문제가 제기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경찰의 자살은 2014년~2019년 123명이며, 평균 20.5명이고 10만명당 연 19명으로 일반공무원에 비해 2.4배 가량 높다.

2017년도부터 경찰은 심리부검센터와 공동으로 자살원인을 분석한바, 직장문제가 39%, 정신건강 21.9%, 가정문제 19.5% 신체질병 9.7%, 경제문제 9.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장스트레스와 정신건강(우울증)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자세히 보면 직무스트레스(성과압박), 승진과 인사문제, 위계적 조직문화, 야간근무로 인한 수면장애, 감정노동, 참혹한 사건현장, 주취폭력, 이로 인한 우울감 등이다.

이러한 직무는 일반공무원들과는 업무강도가 다르다. 이를 치유하는 시스템이나 제도를 보면 전국에 18개소의 마음동행센터(02-6909-4400), 한국 EAP협회 소속 마음건강증진센터가 각 시도에 운용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강해야한다는 인식과 불이익을 당한다는 편견으로 방문을 꺼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중증으로 이어진다.

또한 이들은 대부분(92%) 자살전 행동·정서의 변화를 통해 위험신호를 보내지만 주위에서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으로 가게 된다.

12월 27일부터 1월 23일까지 한달도 채 안되어 전국적으로 6명의 경위이하 경찰관이 자살을 선택을 하였다.

경남에서는 작년 12월 29일 진해경찰서 B파출소에서 A씨(49세)가 3·8권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였으며, 올해 1월 23일 진주경찰서 소속 C씨(45세, 여)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마음건강이 주원인이었다. 한마디로 경찰관도 제복을 입었지만 시민이고 이웃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경찰관이 건강하지 못하면 국민 역시 제대로 보호받을 수 없다.

개인정보, 인사상 불이익에 대한 우려 섞인 조직문화를 바꾸고 서로 마음을 열고 다가가서 대화하는 풍토 그리고 심리치료, 병원연계, 복귀가 원스톱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지휘부에서도 정밀한 분석을 통해 하위직의 감정노동, 승진문제를 절감하고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을 해야하며, 무엇보다도 시민들과 동료들의 시선이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팔이 부러지면 정형외과에 가듯이 마음이 다치면 정신과적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왜곡된 시선으로 보면 안된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