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바꾸기

문득 시의 한 귀퉁이 접다가 얼을 차리다,

무릎은

지금 내가 칠 수 있는 유일한 방편

마음에 살던 비관론자가

무모한 세상 던진 돌 맞아

제법 매운 비판 버무리는데

존엄과 관념의 구원 외면한 생텍쥐페리는

아마 지금도

코르시카섬에서 잘 살아있을 거다,

누구도 모르는 지중해 어딘가에서

누구도 한 번은 빛나는 한 철 있는 건데

운명은 왜 나에게만

늘 시비걸었던 걸까 ?

운명 그루터기 바꿔치기 하며

숱한 사연들에 애면글면타가

직진하는 빛 만들어놓은 반원의 무지개처럼

내 마음 오래 떴으니,

마음에 이는 허튼 경계까지 지워줄

세레나데 한 곡 울려내다

시작 노트

새로운 해가 시작되고 한 달 가까이 숨가쁘게 지나갔다.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막 지난 지금, 다른 어느 때와 다를 바 없는 하루들인데 왠지 모르게 요즈음의 하루들은 더 빛이 나고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날들이다.

아마도 새로운 계획과 소망과 포부에 들떠 무언가를 이룩할 수 있는 힘이 샘솟고 있는 듯한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의 날들이기 때문이리라.

새로운 시작에 어떤 씨앗을 뿌리고 가꾸어나가느냐에 따라 나중에 결실의 계절에 이르러 수확의 보람을 얼마만큼 크게 맛보게 되느냐 하는 선택의 조건이 좌우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인생의 많은 복과 은혜는 우리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멀게는 우리의 조상님들로부터 부모님에 이르기까지의 선대에서 물려받은 축복의 기운이 우리 삶 속에 얼마나 많이 깃들어있는지 모른다.

부모님은 우리의 육체적인 유산을 물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유산도 남겨주셨다.

우리는 더러 이런 말을 하곤 한다.

“나는 그냥 장사꾼일 뿐이야.”

“나는 그저 하루하루 벌어먹고 사는 고단한 가장에 불과해.”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우리 자신의 울타리를 과감하게 벗겨내야 한다.

개인적인 가정 뿐만 아니라 가문을 넘어서서 사회 전체의 배경에서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어떠한 마음가짐을 갖고 살아나가야 하는 것인지를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최선을 다해 일하고, 가정과 사회에 충실한 모습 하나하나는 열려질 내일과 다가올 다음 세대를 위한 씨앗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노력이 아무리 지극하다 하더라도 우리의 평생 동안에는 아무런 경험도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뿌린 위대한 씨앗은 현재의 나나 내일의 나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지 모르지만 먼 후대에는 반드시 꽃을 피우게 된다.

그것이 역사이며 변치 않을 영원한 진리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결코 낙심할 필요가 없다.

모든 일이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지라도 우리는 그냥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씨앗을 뿌리며 올바로 살아가는 순간마다 우리가 모르는 어디선가 틀림없이 변화의 싹이 자라나고 있게 된다.

그리고 그 변화는 언젠가 완벽한 때가 이르렀을 때 씨앗의 열매로 되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똑바른 마음가짐으로 옳은 선택과 행적을 행할 때 마다 우리의 윗대에서 혹시 저질러졌을지도 모르는 나쁜 선택이 하나씩 지워질 것이다.

지금껏 우리 조상 중 누구도 이런 일을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마음을 바꾸어 긍정적 변화를 시작하면, 긴 세월이 흐는 뒤 후대의 후손들이 우리에 관해 이야기를 할 것이다.

“이 조상님 덕택이야. 이 분이 우리 가문의 전환점이 되셨지. 그저 평범하던 우리 가문이 이 분께서 나서면서 모든 게 변하고 가문의 수준이 일취월장으로 상승하게 되었던 거야.”

생각만 해도 신나는 일이다.

가능하면 올 한 해는 더욱 많은 복의 씨앗을 뿌려서 먼 훗날 멋진 조상으로 우러러 떠받들어지는 역사적인 인물이 한 번 되자고 마음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 ?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변화되는 것은 개인의 삶 만이 아니다.

조급하고 이기적인 우리의 마음을 바꾸어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고, 되어지는 일의 결과마다 진면목을 파악해보면, 과연 지금까지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삶을 살아온 것인지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더불어 사는 이 사회에 속해 있는 한 구성원으로서 주어진 의무와 책임을 얼마나 성실하게 수행해 왔는지, 어울려서 양보하고 협력하며 사회의 밝은 빛을 향하는 선도자로서 적절한 처신을 하면서 살고는 있는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다.

세계적인 구호단체 월드비전 캐나다 회장인 ‘데이비드 토이센’은 자신의 경험담을 적은 저서 ‘나눔’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무것도 주지 못할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다. 그런가 하면 아무 것도 받지 않을 만큼 부자인 사람도 없다.”

그는 30년 넘게 르완다, 에티오피아, 이라크, 코소보 등 전 세계의 분쟁 지역과 재난 현장을 누비며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헌신했다.

그런 그가 참혹한 구호 현장에서 오히려 삶의 의지를 일으켜 세우고 상처를 치유하는 놀라운 힘을 목격했다고 고백한다.

내전으로 폐허가 된 코소보 지역에서 구호 활동을 할 때 어느날 난민들의 수용소로 쓰이는 체육관에서 한 어린 소년을 만났는데, 11살 소년 ‘릴리단’은 난폭한 군인들을 피해 도망치다가 걸려 모진 폭행을 당하면서 심한 부상을 입은 아이였다.

이 아이의 사연을 듣고 마음이 아팠던 ‘토이센’ 회장이 소년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그 아이의 손에는 은박지로 포장된 무언가가 들려있었다.

토이센 회장이 그것을 바라보자 그 아이는 선뜻 은박지를 뜯더니 한 조각을 뚝 떼어 그에게 내미는 것이었다.

그것은 어느 자원봉사자가 쥐어준 쵸콜릿이었다.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가진 거라고는 쵸콜릿 하나가 전부인 그 아이가 말이다.

토이센 회장은 너무도 놀랐고 또한 감동했다.

이것이 바로 나눔의 마음, 곧 희망의 씨앗이라고 생각했고 그 때의 감동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놓았다고 고백했다.

나눔은 나눌수록 줄지 않고 더 많아진다.

바닥이 나지 않고 오히려 더 채워진다.

그것이 나눔의 역설이며 나눔의 신비이다

사랑을 나누는 기쁨은 그것을 실천한 사람만이 받을 수 있는 선물과도 같은 것이다.

그렇게 나눔의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

예컨대 나눔의 마음을 지니는 올 한 해의 삶이 된다면 우리에게는 더없이 보람 있고 복된 씨앗을 뿌리는 창조의 삶이 되어질 것을 확신한다.

병에 걸린 사람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고독이라고 한다.

물론 병으로 인한 육체적인 통증도 크겠지만 그보다 더한 것이 바로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절대적인 고독이라고 한다.

사회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 돌봐주는 사람이 없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 조직이나 집단에서 따돌림을 당한다는 외로움 등이 총체적으로 환자를 더욱 힘들게 한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부정적인 생각으로 꽉 차 있는 것이다.

하지만 꼭 세상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일을 하는 것만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훌륭한 가치가 있다.

그 훌륭함이 일상 생활에 넘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곧 생명이다.

우리는 늘 숨을 쉬고 있다.

우리는 부모님으로부터 육신을 물려받았고 생명을 얻었다.

그러므로 생명은 사랑 그 자체인 것이다.

갓난 아이가 태어났을 때 어머니가 그토록 기뻐하는 이유도 다른 무엇에 우선하여 생명의 고귀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것이 사랑이며 그 사랑으로 충만해서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인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본능이 있다.

그래서 자신이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괴로워진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낄 때 진정한 기쁨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엄청나게 크고 훌륭한 도움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주 작은 일이라 해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곧 행복이다.

바라기에는 어제까지 행여 다른 사람의 처지나 여건은 돌아보지도 않고, 고려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폐쇄적인 삶을 살아왔다면 더 늦기 전에 얼른 마음을 바꾸어보자.

오늘부터라도 우리에게 주어지는 삶 속에 깃들어있는 행복과 기쁨의 조건들을 소중하게 가꾸며, 진정한 축복의 씨앗을 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거듭나서, 소중한 생명에 아름다운 열매가 열릴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우리가 되어봄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