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이진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5억달러’를 재차 거론하면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잉그러햄 앵글’에 출연해 중동 지역 파병 문제를 거론하던 중 갑자기 한국을 지목하며 ‘5억달러’ 발언을 내놨다.

그는 먼저 사우디아라비아를 언급, “우리는 사우디에 (병력을) 더 보내고 있다”며 “사우디는 이에 관련해 우리에게 대금을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을 돕는다. 하지만 부유한 나라들은 우리에게 이에 대한 대금을 지불해야 한다”며 갑작스레 “한국은 우리에게 5억달러를 줬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한국을 상대로) ‘당신들을 북한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우리 병사 3만2000명을 한국에 두고 있다. 당신들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한미군 규모는 2만8500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리고 그들은 우리에게 5억달러를 줬다”고 반복한 뒤 “이건 브레이킹뉴스로 봐야 한다. 왜냐하면 누구도 이런 문제를 기사화하길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또 한국에 대해 “그들은 당신의 모든 텔레비전 세트를 만든다. 그들이 우리로부터 그걸 빼앗아갔다”며 “그들은 선박을 만들고, 많은 것을 만든다”고 했다. 한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미국의 몫을 잠식했다는 논리로 보인다.

그는 이어 “보라. 우리는 당신들(한국)을 지켜주고, 당신들은 값을 치러야 한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5억달러를 줬고, 더 많이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은 오는 14일부터 이틀 간 올해 첫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에 협상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날 발언이 한국을 겨냥한 ‘압박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손익을 기반으로 동맹을 대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방위비 대폭 인상을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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