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진과 남하의 사통팔달 접점 ‘한반도’
중국 서진과 남하의 사통팔달 접점 ‘한반도’
  • 소정현 대기자 news@seoulilbo.com
  • 승인 2020.01.0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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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리뷰: 야심찬 중국의 一帶一路정책(한반도 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월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2017년 12월에도 중국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신북방·신남방 정책의 연계”를 적극 강조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월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2017년 12월에도 중국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신북방·신남방 정책의 연계”를 적극 강조했다. /뉴시스

‘중국의 일대일로’ 연계성(Connectivity) 통해 흐름 주도

인프라 건설-무역‧통관제도 개선-민간교류 확대에 초점

유라시아 철도와 도로건설 등 SOC 투자 ‘한중협력 활발’

남북한 평화 결실 맺으면 ‘일대일로 한반도 최적화 지역’

◆서진(西進)과 남하(南下)의 접점 ‘한반도’

소정현 대기자
소정현 대기자

(소정현 대기자) 일대일로는 중국의 ‘서진(西進)’과 ‘남하(南下)’만을 위한 것인가? 중국의 동북지역은 일대일로에 포함되는 것일까? 그리고 한반도는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 2016년 11월 페루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시진핑 주석은 “일대일로 구상과 실천방안을 결합해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복합형 연계성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육상 실크로드가 중국의 서진, 해상 실크로드는 중국의 남하라는 인식에서 유연하게 탈피한 개념이다. 그러므로 일대일로는 중국 전체와 세계 전체를 그 범위 안에 두고 있다. 동서남북 사통팔달한 세계 허브로서 중국을 건설하려는 것이다.

여기에서 일대일로를 읽는 핵심 키워드는 바로 연계성(互聯互通)이다. 중국은 일대일로와 연계성(Connectivity)을 통해 세계사적 흐름을 주도하려 하고 있다. 연계성은 인프라 건설, 무역 및 통관제도 개선, 민간교류 확대 등 이상 3가지를 통한 역내 경제공동체 건설을 일컫는다. 한반도의 북방 역시 그 흐름 가운데에 있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2월 16일 “물은 만나고 모일수록 먼 길을 갈 수 있다. 지동도합(志同道合), 뜻이 같으면 길도 합쳐지는 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날 충칭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제3국 공동진출 산업협력 포럼의 연설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신북방·신남방 정책의 연계는 양국을 비롯한 역내 평화와 공동 번영을 실현하고 인류 공영을 이끄는 힘찬 물결이 되리라 믿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과 한국, 역내 국가 간 연결성을 강화하겠으며, 한중간의 장점을 결합한 기업의 제3국 공동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폭넓게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중 투자협력위원회 등 협의 채널을 통해 상호 정보교류와 금융지원의 기반도 튼튼하게 다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대통령 직속의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설립한 것은 바로 북방경제와 한반도를 연계성으로 묶어 ‘한반도 신 경제지도’를 완성하겠다는 포석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과 북방경제의 협력은 중요하다.

종합하면,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동북3성을 북방경제를 향한 주요한 관문으로 건설하겠다는 것과 상호 맞물려 있다. 북방경제 개발이 한반도 신 경제지도와 만나고, 이를 다시 중국의 신 남방정책과 연계할 수 있다면 유라시아와 환태평양·인도양을 엮는 큰 흐름이 한반도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아시아 개발도상국 인프라 건설과 관련하여 중국은 주변국과 ‘운명공동체’를 건설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이 수사법의 핵심은 도로, 철도, 항구의 연결을 통해 중국은 주변국과 산업 기반을 다지고 경제협력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 한국의 인프라 건설 협력의 강화는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다. 한국과 중국 간 동반 투자는 자금 회수의 리스크를 줄이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된다.

2018년 5월 29일,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항구인 독일 함부르크의 ‘유로콤비 수화물 터미널’에서 중국 특급열차(China Railway Express)의 화물 컨테이너가 트럭에 탑재되고 있다.
2018년 5월 29일,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항구인 독일 함부르크의 ‘유로콤비 수화물 터미널’에서 중국 특급열차(China Railway Express)의 화물 컨테이너가 트럭에 탑재되고 있다./뉴시스

◆‘유라시아 철도’ 한국의 물류수출 최대 호기

중국의 ‘일대일로’ 건설은 한국의 물류환경에 질적 전환점의 일대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이에 한국기업들은 에너지, 교통, 정보통신(IT), 농촌 기반시설, 상수도, 환경보호 등 제반 분야에서 참여 가능성이 높기에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범국민적 관점에서 심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간접자본(SOC)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는 것은 철도와 도로 건설이 핵심 요인인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2013년 10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Eurasia Initiative)를 제안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세계 최대 단일 대륙이자 거대 시장인 유라시아 역내 국가 간 경제협력을 통해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의 기반을 만들고, 유라시아 국가들로 하여금 북한에 대한 개방을 유도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을 완화해 통일의 기반을 구축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중·몽·러 노선 중 우리가 원하는 루트의 개발을 자극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하지도 않다. 특히 몽골 300만, 극동 러시아 640만보다는 북한 2,500만, 남한 5,000만이 훨씬 큰 시장이고 기반산업 배후이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조기에 구현하는 현실적 대안은 한국의 부산,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Silk Road Express)를 구축하고, 유라시아에서 전력, 천연가스와 석유 운송 등 에너지 망을 건설하는 것이다.

부연하면, SRX는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및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해 우리나라에서 유럽까지 이르는 철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일대일로’ 건설은 한국은 유럽으로 향하는 새로운 선택을 하나 더 얻게 되는 셈이며, 이는 분명 특별한 기회임이 틀림없다.

한국과 유럽은 해상운송과 철도의 두 가지 물류망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해상운송은 가격이 저렴한 반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한국에서 출발해 유럽 항구에 도착하는 데는 40~50일이 소요된다. 한국 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베리아 철도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한국과 유럽을 잇는 최단 물류망은 중국횡단철도(TCR)이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2019년 10월 18일 중국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여성 부위원장 ‘션 위에위에’(Shey Yueyue)가 중국 남부 ‘광시 좡족 자치구 성도인 난닝’에서 제7차 ‘중국과 중앙아시아 협력 포럼’ 개회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2019년 10월 18일 중국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여성 부위원장 ‘션 위에위에’(Shey Yueyue)가 중국 남부 ‘광시 좡족 자치구 성도인 난닝’에서 제7차 ‘중국과 중앙아시아 협력 포럼’ 개회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과 ‘상호 윈윈’ 중앙아시아 경제

유라시아 대륙과 연계되는 육상 운송은 교통의 효율성이나 산업의 연관성 측면에서 우리에게 매력적인 비전이다. 육상 운송만큼이나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중앙아시아의 괄목할만한 경제발전이다.

중앙아시아 국가인 카자흐스탄에서 우리 삼성과 LG 제품은 현지 전자제품 시장의 점유율이 무려 80% 이상을 차지한다. 대형 쇼핑센터에는 미샤, 더 페이스 샵 등 한국 화장품 대리점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한국과 카자흐스탄 간에는 매주 5회만의 직항편이 운항되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한국 제품은 중국 대륙을 가로질러 운송된다. 실제로 최근 중국은 자국을 출발해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화물철도 노선들을 운행하기 시작했다. 2015년 2월 25일 정식 개통된 ‘롄신야’(連新亞) 철도 노선은 중국 ‘일대일로’ 건설의 중요한 성과 중 하나로 한국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국 상품은 선박을 통해 중국 장쑤성(江蘇) 롄윈항에 도착한 후, 롄윈강-신장(新疆)-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롄신야’ 정기 화물운송 철도를 통해 카자흐스탄 알마티주의 주도인 알마티(Almaty)에 도착한다.

또한 장쑤성의 렌윈항과 카자흐스탄을 연결하는 렌훠 ‘고속도로’와 저장성(浙江省) 이우(義烏)시와 스페인 마드리드를 연결하는 ‘이신어우’ 철로를 통해 중국과 카자흐스탄은 상호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 이우(義)에서 신장위구르자치구(新)를 거쳐 유럽(歐)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로 이신어우(義新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신어우는 중국 서북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벨라루스, 폴란드, 독일, 프랑스 등 6개국을 통과해 스페인에 닿는다. 총연장 1만 3,052㎞의 세계 최장 철도로 지구 지름(1만 2,756㎞)보다 길고 서울~부산 경부선 철도(442㎞)의 30배가 되는 ‘이신어우’는 국제열차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더욱이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을 연결하는 철도까지 중국이 완공하면, 한국은 렌윈항에서 기차로 바로 우즈베키스탄까지 연결된다. 이는 중국이 수출 주도형에서 소비 진작을 통한 새로운 성장을 개척하겠다는 수정발전 전략에 따른 것이다. 또한 유럽으로의 수출은 물론 수입까지도 함께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한중 일대일로’ 아킬레스건은 북한

한국 기업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대일로에 대하여 폭넓고 깊이 있는 이해를 필요로 한다. 한국이 유럽과 유라시아를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를 구축한다는 것은 경제적 투자뿐만 아니라 외교적 문제 등 난제이기 때문에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적 이해관계는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한국은 중국이 구축하는 교통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한국 기업은 중국이 구축하는 교통 인프라를 통해 중앙아시아에 적극 진출할 수 있는 이점을 누려야 한다.

또한 한중간 협력관계를 탄탄히 구축하여 중앙아시아 진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물류비 절감이나 편리성 측면에서 분명 한국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이 시베리아 철도를 이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한국이 추구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아킬레스건은 북한이다. 우리와 대륙의 접점은 결국 북한이기 때문이다.

중국 청두에서 오스트리아 비엔나까지 연결된 중국-유럽화물 열차가 2018년 4월 27일 비엔나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중국 청두에서 오스트리아 비엔나까지 연결된 중국-유럽화물 열차가 2018년 4월 27일 비엔나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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