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날이 밝았다. 경자(庚子)년의 의미를 풀어보기로 한다.

◆경(庚)의 의미
경자년(庚子年)에서 경(庚)은 십간(十干)에서 7번째이다. 오행(五行)에서 쇠(金)를 뜻하고 쇠 중에도 경금(庚金)으로서 제련된 쇠가 아니라 광산에서 캐낸 원광석이다. 색상으로는 횐 색의 의미가 있다.

◆자(子)의 의미

자(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쥐’의 뜻이다. 그래서 경자년에 태어난 사람은 모두 쥐띠인 것이다. 그런데 경자년의 경(庚)은 흰색을 뜻하므로 올해의 쥐는 흰쥐인 것이다. 그러니까 경자년은 흰쥐의 해인 것이다.

또 하나는 ‘처음시작’의 뜻이 있다. 그래서 십이지(十二支)에서 子가 제일 첫 번째로 시작한다. 명리학에 '하늘은 子시(23시~01시)에 열린다(天開於子)' 하여 子시는 하늘이 열리는 시간을 의미하였다. 子는 시간으로 23시~01시, 달(月)로는 음력 11월, 방위로는 정북(正北)에 속한다.

◆쥐에 관한 이야기
쥐에 관한 설화(說話)는 참으로 많다. 2가지만 소개하면, 큰 부잣집 곳간에서 배불리 먹고 잘 살던 쥐가 어느 날 보니 집이 곧 무너질 것 같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곳간에 있던 쥐들은 일제히 마당으로 나가 춤을 추었고 집안에 있던 사람들은 쥐 춤을 구경하기 위해 밖으로 나오는 사이에 집이 무너졌으나 다행히도 집안사람들은 쥐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어느 날 도둑질을 생업으로 하는 도둑이 낮잠을 자면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작은 쥐 한마리가 그 도둑의 코에서 기어 나왔는데 이 광경을 지켜보던 아내가 그 생쥐가 다닐 수 있도록 길을 터 주었다. 그러자 그 생쥐는 얼마를 가다가 황금단지 속으로 쏙 들어가 버리고만 꿈을 꾸었다.

꿈에서 깨어난 그 도둑은 자기 아내와 함께 들판을 거닐다가 황금단지를 발견하였고 그 후 크게 부자가 되어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사람이 잠을 자면 혼이 쥐가 되어 바깥으로 다니고 이 때 겪은 것이 꿈이라고 한다. 또한 이 이야기에는 쥐가 재물과 연관되어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하겠다.

◆쥐와 쥐띠
▲쥐는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부지런한 동물이다. 그래서 쥐띠인 사람은 대체로 부지런하다.
▲쥐는 먹을 것을 조금씩 모아 쌓아두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쥐띠인 사람은 저축과 절약을 잘한다. 쥐띠가 밤에 태어나면 부자로 산다는 말이 생긴 것도 이를 두고 한 말이라 하겠다.
▲쥐는 아무리 딱딱한 물건이라도 끈기 있게 조그만 앞니로 구멍을 낸다. 그래서 쥐띠는 인내와 끈기력이 강하다.
이외에도 쥐띠인 사람은 쥐의 성질을 닮아서 ▲상상력이 풍부하다. ▲호기심이 많다. ▲독립심이 강하다. ▲눈치가 빠르다. ▲영리하다. ▲의심이 많고 예민한 편이다. ▲신중한 편이다. ▲기회주의적이다. ▲이기적이다. ▲시기와 질투가 많다.

◆왜, 쥐(子)가 제일 먼저일까?

십이지(十二支) 12동물의 순서를 정하기 위해 달리기를 시켰는데 12동물 중에 제일 부지런한 소가 느린 걸음으로 쉬지 않고 달려와 제일 먼저 서려고 하는 데 이때 소뿔에 매달려서 있던 쥐가 약삭빠르게 먼저 뛰어내려 쥐(子)가 1등이 되었고 그 뒤로 소(丑), 범(寅), 토끼(卯), 용(辰), 뱀(巳), 말(午), 양(未), 원숭이(申), 닭(酉), 개(戌), 돼지(亥)로 정해졌다는 설도 있다.

◆수서양단(首鼠兩端)
쥐에 관한 고사성어가 있다. 쥐가 구멍에서 나올 때 좌우를 두리번거리면서 나갈까 말까를 망설이는 모습에 빗대어 어떤 일에 있어서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양이나 두 마음을 먹고 자기에게 유리한 기회를 살피는 모양을 말한 수서양단(首鼠兩端)이 있다. ‘미아리로 갈까요. 영등포로 갈까요. 을지로 길모퉁이에 나는 서있네.’

◆60년 전 경자(庚子)에는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부정에 항거한 4.19혁명이 지금부터 60년 전인 1960년 경자년 4월 19일에 일어났다.

◆그렇다. 경자년이여!
그렇다. 2020년 경자년은, 나라와 나에게 있어서 아무리 어려운 일을 만난다 해도 큰 바위(庚)처럼 꿋꿋이 흔들리지 않는 버팀의 해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 큰강(子)은 멈춤이 없다. 2020년 경자년에도 9000년을 흘러온 우리 민족의 혼, 우리민족의 역사는 도도히 흘러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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