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양재천로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열린 2019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에서 바둑돌을 놓고 있다. 한돌은 국산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다./뉴시스

(신다비 기자) 이세돌 9단이 NHN가 개발한 국내 바둑 인공지능(AI) '한돌'을 상대로 승리했다.

이세돌 9단은 18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3번기 제1국에서 한돌을 상대로 92수 만에 흑 불계승을 받아냈다.

불계승은 바둑에서 계가를 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상대가 기권을 했을 경우에 불계승이 이루어진다.

인간이 AI를 극복하기는 힘들다는 이유에서 대국은 접바둑 형태의 '치수고치기'로 진행됐다. 이 9단이 '두 점'을 깔고 한돌의 백번으로 시작했으며, 수순이 진행될수록 경우의 수가 줄어들고 AI가 점점 유리해질 수 밖에 없다. 이 9단은 승리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초반부터 밀어붙였다. 한돌은 철저히 실리를 추구했으나,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결국 졌다.

이세돌과 한돌의 대국은 19일 2국, 21일 3국으로 이어진다. 첫 대결에서 한돌이 패하면서 2국 '정선'으로 대국하게 된다. 3번기 모두 한돌에게 덤 7집 반을 준다. 보통 접바둑은 덤이 없다. 덤을 주는 이유는 인공지능이 흑을 잡으면 무조건 중국룰에 따라 덤 7집 반을 주게 되어있다.

한돌은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AI다. 지난해 12월, 올해 1월 진행된 국내 상위권 바둑기사 5명(박정환·신진서·김지석·이동훈·신민준 9단)과의 대국에서 모두 승리했다. 지난 8월 중국 산둥성 르자오시 과학기술문화센터에서 열린 ‘2019 중신증권배 세계 인공지능(AI) 바둑대회’에서 3위에 오르며 실력을 입증했다.

이번 대국은 이세돌의 은퇴를 기념한 자리라 더욱 주목받았다. 한돌의 대리 착수자로 NHN의 서비스 IB 운영파트 이화섭 대리가 나섰다. 아마 5단인 이 대리는 한국기원 연구생 1조 출신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2시간 초읽기 1분 3회다. 기본 대국료는 1억5000만원이며, 1승 때마다 5000만원의 승리 수당을 추가로 지급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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