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요청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오는 11일(현지시간) 공개회의를 개최한다.

(박진우 기자) 미국의 요청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오는 11일(현지시간) 공개회의를 개최한다.

미국과 안보리는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와 추가 도발 가능성을 논의한다.

북미가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말 대 말’을 넘어 ‘행동 대 행동’으로 치닫는 모양새로 국제사회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 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최근 한반도에서 있던 사건과 이달 5일 대통령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대표들과의 만남을 고려해 국무부는 주유엔 미국 대표부에 이번 주 북한에 관한 유엔 안보리 논의를 제안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대변인은 “최근 미사일 발사와 북한의 도발 확대 가능성을 비롯해 근래 한반도 국면에 관한 포괄적인 업데이트가 포함할 것”이라며 “이달 안보리 의장국인 미국은 예정돼 있던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한 논의 대신 이번 회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북미는 최근 ‘말 대 말’로 강하게 치고받는 모습을 보여왔다.

북한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전날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미 적대적 자세를 취하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발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응수하며 강력 반발했다.

김 위원장은 “어쩔 수 없이 이럴 때 보면 참을성을 잃은 늙은이라는 것이 확연히 알리는 대목”이라며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망령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역시 전날 오후 10시께 김 위원장에 이어 연쇄적으로 담화를 발표하고 “국무위원장의 심기를 점점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트럼프의 막말이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이어갔다.

아울러 북한이 지난 7일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엔진 시험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 공개회의를 요청함에 따라 ‘동창리 시험장 재가동’에 대한 강력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이번 조치 역시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재가동에 대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북한에 일종의 경고를 보내면서 자신들의 흐름대로 판을 이끌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유엔 안보리에서 미리 북한의 탄도미사일, 핵 프로그램 등과 관련해 공개 논의를 함으로써, 북한이 ‘새로운 길’ 이후 중국이나 러시아 등과 전략적 제휴를 하더라도 효과가 크기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 같은 조치가 일종의 상승효과를 일으켜 북한이 ‘행동 대 행동’에 따라 추가적인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사거리 5500㎞ 이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통한 추가적인 도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한미는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 동창리를 비롯한 주요 지역의 활동들을 면밀히 감시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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