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혜 작가의 열 번째 개인전인 ‘덧없는 칠’展.

(현진 기자) SNS를 통해 펼쳐온 ‘조작된’ 작업의 실상을 전시장에 펼친다.

윤영혜 작가의 열 번째 개인전인 ‘덧없는 칠’展은 2019년 11월 20일(수)부터 12월 3일(화)까지 서울시 강남구 학동로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셀시에서 열린다.

요즘처럼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하루 아침에 번복되는 기사들을 보면, 무엇이 조작되었고 무 엇이 진실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밀려온다. 그렇다고 쉽게 해소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무언가의 실존’이라는 것 자체가 타인의 인정과 알아차림으로써만 증명된다. 그러나 작가는 비가시적으로(머릿속에서) 재현되는 작업들을 반증하듯 그는 SNS계정에 2019년 4 월 1일부터 거의 매일같이 ‘덧없는 칠’이라는 주제로 물감 마티에르 작업(작가의 실존)을 드러내기 위한 업데이트를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드러나지 않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것은 왜곡되고 편집되어 ‘조작된 이미지’를 부른다.

윤영혜 작가의 작품.

캔버스에 물감을 덕지덕지 바르는 행위는 어쩌면 이것이 회화라는 사실을 자명하듯 아무런 의심 없이 바라보는 관람자의 시선의 허점을 간파하고 그 틈을 공략하는 듯하다. 관람자로 하여금 작가가 제시하는 것을 그대로 믿지 말기를 당부하듯 그는 몇 가지 회화 버전을 만들 어낸다.

증식하는 조작된 가짜 회화의 확장이 마치 관객에게 가짜 정보가 범람하는 가상의 세계로 초대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반복하는 미끌어짐을 경험하게 한다. 이렇듯 작가는 회화를 너머 무언가의 ‘존재’를 역설한다.

나아가 작가는 그의 언어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시평론’을 이용한다. 윤영혜는 ‘황윤역’이라는 가상의 평론가의 존재를 만들어 이 전시의 평론을 맡겼고, 회화를 비평하는 회화를 너머 전시를 비평하는 평론을 환영으로 재현하기에 이른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시작과 끝인지 알 수 없는 이 역설의 게임에 참여하게 된 관객은 실로 쓴웃음을 부르는 덫에 걸린 셈이다. 맨 처음 피드를 올린 날짜를 보면 4월1일인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윤영혜 작가는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 일반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쌈지스페이스 등을 통해 개최한 개인전 10회, 일민미술관, 서울미술관,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외 다수 기획전시에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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