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사태’ 적극 개입하면 ‘중국 위상’ 급격 추락
‘홍콩사태’ 적극 개입하면 ‘중국 위상’ 급격 추락
  • 소정현 대기자 news@seoulilbo.com
  • 승인 2019.11.2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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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리뷰: 미중 경제전쟁 중 ‘홍콩사태’ 촉발
송환법 반대 첫 촉발 행정장관 민주적 직선제로 비화
중국 정부 ‘일국양제’ 도전장…무력 개입 가능성까지
시 주석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 ‘중국몽’ 현실화 위기
시위 이면엔 ‘경제적 문제 연계’…탈출구 난망할 것
홍콩에서 시위 진압경찰이 한 시위대원을 제압하고 있다. /뉴시스
홍콩에서 시위 진압경찰이 한 시위대원을 제압하고 있다. /뉴시스
소정현 대기자
소정현 대기자

◆홍콩 시위 사태 ‘일대 분수령’

(소정현 대기자) 홍콩 시위가 6개월째 연속되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는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가 첫 촉발했을 때만 해도 2014년 ‘우산 혁명’ 때처럼 큰 무리 없이 종료될 것으로 보고 초기에는 홍콩 정부에 전적으로 대응을 일임했다.

당초 시위를 촉발한 것은 홍콩 정부가 추진하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이었다. 송환법은 홍콩 정부가 중국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이 법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경고가 이어졌고 한때 주최측 추산 200만 명이 시위에 참여할 정도로 대규모 시위가 계속됐다. 결국 홍콩 정부는 송환법을 전격 철회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홍콩 시위대는 송환법 철회에 만족하지 않고 경찰의 무력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체포된 시위대의 무조건적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을 요구해 중국의 시진핑 지도부를 한층 난감하게 만들었다.

이에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가 ‘일국양제’의 마지노선에 도전하는 행위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무력 개입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내세워 대만 통일까지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시진핑 주석으로선 홍콩의 안정마저 수호하지 못할 경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 현실화가 대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일국양제(一國兩制) 과거와 미래

1982년 당시 영국 대처 수상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과 홍콩의 미래를 위한 협상이 시작되었고 1984년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는 협정이 체결되었다.

당시 중국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과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의 베이징 회담에서 덩샤오핑은 ‘일국양제(一國兩制)’를 비롯하여 ‘홍콩은 홍콩인이 다스린다’는 뜻의 ‘항인치항(港人治港)’과 ‘높은 수준의 자치’를 뜻하는‘고도자치(高度自治)’ 등 3개 원칙의 혁신적 구상 제안으로 홍콩을 영국으로부터 돌려받는 데 성공했다.

결국, 1984년 중화인민공화국과 영국은 1997년 7월 1일 자정을 기점으로 홍콩의 주권을 영국에서 중화인민공화국으로 이전에 동의하는 조약에 서명하였다. 이 조약은 홍콩이 1997년부터 50년간 1국 2체제를 유지하며, 법과 자치권을 유지하는 특별 행정구역으로 지정될 것이라고 명시하였다.

홍콩은 중국의 홍콩특별행정구(Hong Kong Special Administrative Region)로서 중국과는 독립된 조직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통령에 해당되는 홍콩 자치구의 수반의 정식 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 홍콩행정장관(香港行政長官)이다. 임기는 5년이며 1차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전임 행정 장관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면 남은 임기를 차기 임기자의 5년에 더한다.

현재 홍콩시민들의 퇴임 압력을 받고 있는 홍콩의 5대 행정장관은 ‘캐리 람’이다. 그러나 중국당국이 캐리 람을 불신임하다면 시진핑 체제의 홍콩 대전략의 취약성을 시인할 수밖에 없어 진퇴양난의 국면이다.

2017년 3월 26일 치러진 차기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캐리 람 청 옛고르’(Carrie Lam Cheng Yuet-ngor, 63세)가 선거위원의(1,200명) 절반을 크게 넘는 777표를 득표해 홍콩 첫 여성 행정장관이자 5대 행정장관에 당선됐다. 캐리 람은 이전 ‘렁짠잉’ 행정장관이 5년 전 얻은 689표도 훌쩍 넘겼었다.

홍콩행정장관은 산업금융계 300명, 전문직계 300명, 노동·서비스·종교계 300명, 정계 300명 등 1,200명의 선거위원회에서 간접 선출된 후 중국중앙인민정부에 의해 임명되는데, 대부분 친중국 성향의 정치가가 선출된다. 자격은 40세 이상의 중국인으로 20년 이상 홍콩에 거주해야 하며, 외국에 거주권이 없는 홍콩 영주권자이어야 한다.

이와같이 홍콩행정장관은 ‘홍콩 입법회’에서 선출되는데, 법률의 제정과 개정, 폐지, 정부 예산안의 심의 등 권한을 갖고 있다. 입법회 의석은 총 70석으로 지역구 의석 35석, 직능대표 의석 35석으로 구성된다.

입법회 70개의 의석 중에 35석은 5개의 지방별로 비례 대표제의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하고, 직능대표 의석 중 35석은 28개의 기능별 단체에 속한 직능별 선거인단 24만 명이 뽑는 간선제로 선출되며, 5석은 현직 구의회 의원을 대상으로 한 직선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임기는 4년이며 친(親)중국계가 우세하다.

 

홍콩 경찰이 폴리테크닉대학에서 반정부 시위대에게 최루탄과 파란색 색소가 들어간 물대포를 쏴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홍콩 경찰이 폴리테크닉대학에서 반정부 시위대에게 최루탄과 파란색 색소가 들어간 물대포를 쏴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뉴시스

◆홍콩의 미래는 불투명 ‘시계 제로’ 

극심한 혼돈 국면을 겪고 있는 홍콩의 미래는 과연 어떠할까? 홍콩인들은 특별행정구 내에서는 홍콩기본법이 50년간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병존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보장하기에 행정장관 역시 특별구 주민들의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 중앙정부는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투표를 놓고 후보 추천위원회를 통해 반중 성향의 후보를 사전에 걸러내겠다는 방침이나 홍콩 시민들은 직선제의 본질을 최대한 살려 누구나 제한 없이 행정장관 선거에 출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17년 행정장관 후보를 친중국 인사로 제한한 중국 중앙 정부의 직선제 선거안이 2015년 6월 18일 홍콩 의회에서 압도적 표차로 부결되었다. 의원 70명 중 표결에 참여한 의원은 37명으로 반대 28표가 나왔다.

이에 따라 선거안은 재적 의원 3분의 2인 47명의 찬성을 얻는 데 실패하여 통과되지 못했다. 2017년 홍콩 행정장관으로 친중국 인사를 세우려 한 중국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고, 중앙 정부의 의욕적인 선거안 추진은 일단 제동이 걸리게 된 셈이다.

이제 초미의 관심사는 홍콩에 첫 발을 내딛은 지 20년 이상이 경과된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사태진압에 개입할지 여부이다. 지난 11월 16일 거리 청소에 나선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에 중국 내 최강 대테러 특전부대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최악의 상황에서 이들이 시위 진압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과 경제전쟁을 치루고 있는 미국은 중국군이 홍콩에 무력 개입하면, 특혜 중단의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서 홍콩은 미중의 대리전으로 비화되고 있는 것이다. 미 상원에서도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한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홍콩 시위사태 장기화는 홍콩이 직면한 구조적인 정치·경제적 문제와 직결된 것이라서 탈출구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홍콩에서는 6개월 이상 계속되는 시위로 사회기반시설이 망가지고 대규모 인원이 경찰에 체포되거나 집회 과정에서 다쳤다. 또 홍콩 사회 내의 갈등과 분열이 심화한 만큼, 시위가 마무리된 후에도 단시일 내 상처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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