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 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국적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의 품에 안겼다. 지난 1988년 출범 이후 31년 만에 금호그룹을 떠났다.

금호산업은 12일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과 관련해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지난 7일 최종입찰제안서를 접수한 후 이를 검토해 왔다.

따라서 금호산업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은 앞으로 주요 계약조건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지분매각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될 경우 재공시한다.

앞서 시장에서도 본 입찰에서 가장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HDC컨소시엄을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 후보로 꼽아왔다.

지난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최종 입찰에는 HDC-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제주항공-스톤브릿지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본 입찰 당시 HDC컨소시엄은 2조4000억원대를 제시했다. 반면 애경그룹 컨소시엄과 KCGI 컨소시엄은 2조원에 못 미치는 인수가격을 각각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됨에 따라 금호산업과 HDC컨소시엄 측은 본격적인 매각 협상을 벌이게 된다. 양측은 구주와 신주의 가격, 유상증자 방식 등 인수 조건을 놓고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1%(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해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도 함께 통매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율 44.2%)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에어서울(100%) 등 6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구주 매각가는 금호산업으로 유입돼 그룹 재건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주 대금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본 협상에 돌입하면 HDC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상세한 실사를 벌이게 된다.

반면 금호산업 측은 70여개의 국제선 노선을 보유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 등을 강조하며 몸값 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인수전이 마무리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단숨에 국내 항공업계의 2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미 호텔과 면세점 사업을 하고 있어, 항공업과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5년 HDC신라면세점을 통해 면세점 산업에 뛰어들었고, 올해 8월에는 한솔오크밸리 리조트의 운영사인 한솔개발 경영권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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