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동해상에서 북방 한계선을 넘어왔던 북한 선원 2명을 지난 7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징어잡이 배에서 동료 승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동해상 NLL을 넘어온 뒤 귀순 의사를 우리 측에 밝혔는데도 정부는 이들을 추방하고, 8일 타고 온 어선도 북측에 인도 했다고 한다.
11월 2일 우리 해군함에서 해경에 인도된 귀순사건을 5일간이나 숨기고 있다가 JSA에 근무 대대장 모 중령이, 예산심의 관계로 국회외교안보통상위원회에 있던 청와대 안보 실 김유근 차장이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다가 취재 카메라에 잡혀 밝혀졌다.
이 사건이 의혹이 증폭되는 것은 정부가 5일간이나 발표하지 않고, 비밀을 유지했고, 추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통일부, 국정원, 국방부가 혼선을 빚어 말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정경두 국방장관도 JSA대대장이 청와대에 직접보고 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국정원 합동수사부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해도 약 3일간 조사하여 2명의 귀순자들이 살인범이란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
해상귀순자들의 경우 1~3개월간 조사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북측의 말만 믿고 추방을 결정 했다는 것이 된다. 특히 세밀한 조사를 위해 있어야 한 사람과 타고 온 배를 함께 추방하여 조사를 못하도록 증거를 없애 버렸기 때문에 증거인멸을 했다. 이는 현행 헌법과 국제 법, 북한이탈주민 관련법 위반이다.
10일 현재 청와대의 공식발표가 없는 가운데 지난 8일 민주당은 “탈북자 정착지원에 관한법률에 살인 등 중대범죄가 있으면 제외된다”는 규정에 따라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 또한 틀린 말이다. 일단 국내에 들어와 귀순의사를 밝히면 살인범이라도 헌법과 국내법에 따라 처리하게 되어 있다. 생활고로, 또는 정치적으로 자유를 찾아 탈북을 해도 북에서 중대범죄자라고 돌려보내라고 하면 모두 돌려보낼 것인가,
당초 살인범은 3명이었는데 1명은 배가 북한 김책 항으로 돌아갔을 때 내렸다고 한다. 전례 없는 사건 내용을 볼 때 정부가 즉각 국민에게 알려야 했고, 국민들은 알 권리가 있다.
야당 의원들은 통일부 장관에게 상황 파악을 위해 "당장 송환을 멈추라"고 요구했지만, 그때는 이미 추방이 끝난 상태였다. 정부는 “북한 선원들이 살인 범죄자라 법률상 보호 대상이 아니라서 돌려보낸 것”이라고 하지만, 일단 국내에 들어오면 국내법에 따르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다.
통일부는 “송환이 끝나는 대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사건의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관계기관이 뭔가에 쫓기듯 서둘러 북송한 이유는 납득하기 어렵다.
정부는 지난 6월 북의 목선이 해상 귀순을 했을 때도 4명 중 2명이 북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히자 하루 만에 북송 절차를 밟았다.
국회출입기자에 의해 밝혀진 문자에는 "이번 추방과 관련해 국정원과 통일부 간에 입장 정리가 안 돼서 추가 검토가 예정돼 있다"는 내용도 있어, 정부 기관 중 한 곳은 선원들을 서둘러 북에 돌려보내는 데 반대했다는 것이며, 북이 요구하기도 전에 우리가 먼저 북송을 타진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탈북주민들을 막기 위해 현장 사살하라는 북한 당국에 귀순한 사람을 추방한 것은 돌아가서 총살당하라는 것과 같다.
귀순의사를 밝히면 헌법상 우리국민으로 봐야 하며, 범죄 사실도 우리 수사기관이 조사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도 타고 온 배도 추방해버려 조사할 증거자료를 없애 버렸다. 정부가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에 대해 전례 없는 추방이라는 조치를 취한 것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다. 있다. 즉, 귀순 의사를 밝힌 주민은 한국 국민과 같은 재판 절차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역대 정부는 북한에서 살인 등 중범죄를 저지른 경우라도 일단 귀순을 허용하고, 귀순 의사를 밝혔으면 북한 주민이라도 우리나라 국민이며, 그 사람이 행한 범죄는 그다음에 따진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다.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의 탈북자 보호 결정 기준을 보면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는 제외한다”라는 것은 해당 법령은 탈북자 정착 지원금 등 보호 혜택을 주지 않을 때 근거가 되는 것으로서, 추방 근거로 보는 것은 잘못된 법률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