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정희가 지난해 11월 13일 열린 제38회 영평상 시상식에서 공로영화인상을 수상하고 있다. /뉴시스

(박진우기자)배우 윤정희(75)가 10년째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3)의 국내 공연기획사 빈체로는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증상이 10년쯤 전에 시작됐다"고 10일 확인했다.

윤정희가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인 사실은 영화계와 클래식 음악계에서 일부 지인만 공유하던 비밀이었다.

윤정희는 지난 5월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요양 중이다. 딸인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42)가 어머니를 돌보고 있다.

윤정희는 그동안 320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최근까지도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가장 최근 작품은 2010년 영화 '시'(감독 이창동)다. 윤정희는 '시'에서 홀로 손자를 키우며 늦은 나이에 시를 배우는 할머니 '미자'를 연기했다.

'시'에서 미자는 알츠하이머 초기 증세를 겪는 인물이다. 이창동 감독이 처음부터 윤정희를 염두에 두고 쓴 작품으로 알려졌다. 미자는 윤정희의 본명이다.

윤정희는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렸다. '건반 위의 구도자'로 통하는 백건우와 1976년 파리에서 결혼했다.

이후 두 부부는 항상 함께 했다. 작년까지 백건우의 공연은 물론 기자간담회장에도 윤정희는 항상 함께 했다. 같은 해 11월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주최의 '제38회 영평상' 시상식에서 윤정희가 공로영화인상을 받을 때도 함께 했다.

하지만 올해 3월 도이치 그라모폰(DG)을 통해 발매한 '쇼팽: 녹턴 전집' 간담회에 윤정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당시부터 병세가 조금씩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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