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용 작가.

(현진 기자)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철공예작가인 ‘Metalman’ 최상용 작가의 캐비닛을 비롯한 예술가구들과 기린과 타조 등을 모티브로 한 감성적 조형물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경기도 연천군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인 ‘조선왕가’호텔 뮤지엄(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현문로 339-10)의 고즈넉한 한옥에서 ‘21세기 철기문화의 새로운 모색’을 주제로 철공예 초대전이 11월 30일까지 연장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경기도 문화재단의 지원으로 개최되는 개인전이며 ‘오후 대장간의 꿈’ 등 예술가구 등 12점을 만나볼 수 있다.

최상용 작가 작품.

최상용 금속공예가의 ‘아트 퍼니처’ 작품들은 하나같이 망치로 쇠를 두드려 만들었지만 차갑다기보다는 오히려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관람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특히, ‘조선왕가’한옥의 대청마루, 툇마루, 회랑 등의 전통과 현대적인 작품들이 묘하게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가을 햇살을 만끽하며 작품 옆에 걸터앉아 감상하는 색다른 묘미를 제공하고 있으며 연천군의 단풍관광을 곁들인다면 이보다 더 좋은 나들이 코스도 없다.

그 동안 갤러리의 전시장에서만 전시되어 보여주었던 작품들이 한옥이란 실제 건축물의 전통 공간에 배치됐을 때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오후 대장간의 꿈’

‘생활 속의 예술’이란 가치를 온전히 증명하는 의미있는 전시회임이 분명하다.

특히 금속공예가 최상용은 생활의 공간에 놓여지는 예술가구를 통해 사람의 곁에 두고, 정서적으로 끌어안는 ‘제3의 가능성’을 시도하고 있다.

‘Metalman’ 최상용 작가의 이력은 매우 이채롭다.

금속공예가 최상용은 ‘Metalman’이라는 닉네임으로 유럽의 300여 대장장이(Blacksmithing) 마이스터들과 함께 활동하며, 국내에서는 물론 유럽에 더욱 알려져 주목받고 있는 아티스트이다.

그는 강력하고 신속한 가열을 위한 유럽 대장장이 화덕과 부드러운 불길을 만들어내는 한국 전통의 대장장이 화덕의 장점을 결합하고 개량하여 그만의 화덕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장작을 쪼개어 불씨를 피우고, 석탄더미에 옮겨, 시퍼렇게 뿜어대는 강력한 불을 만들어 쇠를 묻어 달구고, 꺼내어 망치질로 그의 재료들을 다스린다.

최상용 작가 작품.

금속공예분야에 있어서 세계적인 명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국민대학교에서 학부와 대학원 과정으로 금속공예를 전공했으며, 1993년부터 은 장신구, 동 인테리어 소품과 가구들, 금속가구, 환경조형물 등을 제작하며 거의 모든 금속재료와 공예적 기능을 섭렵했다.

세계적인 대장장이 마이스터인 폴란드의 리스자르트 마주르와의 특별한 인연으로 그의 아틀리에에 함께 거주하며, 국내에는 불모지였던 대장장이 예술기법을 전수받았다. 이후 대장장이 예술기법을 이용한 아트 퍼니처와 조형물 등의 작품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Metalman’ 최상용은 국내 유일의 작가이기도 하다.

또한 많은 국내외 아티스트들과 평론가들의 평가를 통해 ‘Metalman’ 최상용의 작품에 대하여 새롭게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최상용 작가 작품.

스웨덴 작가 폴 아끼온은 “차가운 금속으로 차갑지 않게, 사람의 36.5℃ 체온을 닮은 금속을 개발하는 연금술사처럼 보이는 아티스트이다”고 말했으며 폴란드의 거장 리스자르트 마주르는 “그의 현대적 미술교육 과정과 경력으로 인해 유러피언의 형상과 기능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작품의 내용적 측면에서 인간감성의 심지를 발견할 수 있다”고 극찬했다.

독일 작가 하인리히 하제는 “만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한다”고 논평했다.

금속공예가 최상용은 “얼굴에 흥건히 젖어 떨어지는 땀방울들이 달궈진 쇳덩이 위에서 지지직거리며 타버리는 소리를 들을 때에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드로잉을 즐기는 그림쟁이로 타고난 기질이 어느덧 로맨틱한 대장장이가 되어있는 인생의 얘기들을 그로부터 엿들을 수 있다면, 그 또한 한 아티스트의 작품과 삶에 다가서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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