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이진화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조국 정국’으로 상승세를 탔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황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한 인재 영입, 유튜브 홍보 등이 역풍을 맞았다. 본격적인 총선 준비를 앞두고 ‘밀실 소통’, ‘전략 부재’ 등 당내 불만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당의 지지율은 조국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갔다. 더불어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도 두 자릿수로 벌어졌다. 한국갤럽의 10월 5주차(29~31일)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은 3% 상승한 40%, 한국당은 3%포인트 하락한 23%로 집계됐다.

이에 당내에선 ‘조국 정국’을 효과적으로 끌고 가지 못한 황 대표의 전략과 리더십에 대한 쓴소리가 공공연히 흘러나온다.

한국당에서는 최근 자책골이 이어졌다. 공천 가산점과 ‘셀프 표창장’, ‘벌거벗은 문재인’ 애니메이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의 영입 문제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황 대표는 박 전 대장을 “대단한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당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관병 갑질’ 사건이 문제가 돼 강한 거부 발언이 나와 영입 명단에서 제외됐다.

특히 이번 인사 영입이 밀실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소통 부재' 리더십도 도마에 올랐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박찬주 전 대장 영입에 대해 저희들은 금시초문이었고 언론을 통해서 들은 이야기였다"고 밝힌 바 있다.

황 대표 취임 후 첫 번째 인사 영입에 대해 ‘전략 부재’ 비판도 거세다. 한 중진 의원은 "콘셉트가 없다. 청년이면 청년, 여성이면 여성, 혹은 경제 등 국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지 선명해야 하는데 전략이 없다"고 혹평했다. 영입 인사들이 한결같이 ‘반 문재인’을 내세운 인물이라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황 대표의 색소폰 홍보영상도 구설수에 올랐다. 한 의원은 “국민들은 경제가 어려워 고통스러워하는데 분위기 파악 못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국당을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황 대표가 영입한 청년인재 백경훈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가 신보라 의원실 비서의 남편인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당 청년 최고위원인 신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당의 1차 영입인재 선정 과정에서 저는 어떠한 역할이나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자 홍준표 전 대표는 2일 “문제의 본질은 인적 쇄신과 혁신”이라며 황교안 대표를 향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색소폰은 총선 이기고 난 뒤 마음껏 부시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여태 황 대표에게는 직접적으로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최근 헛발질이 계속 돼 답답한 마음에 오늘 처음으로 포스팅한다”며 “새겨 들으라”고 직언했다.

보수대통합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당내에선 총선 승리를 위한 보수 대통합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황 대표가 이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장성호 건국대 행정대학원장은 “황 대표 입장에선 통합 후 대표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할 것 같다”며 “구호로는 보수 통합을 외치지만 실질적으로 적극 추진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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