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와 관련해 사과했다. /뉴시스

(박진우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와 관련해 사과했다. 이 대표는 30일 "여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이 검찰개혁이란 대의에 집중하다보니 국민, 특히 청년들이 느꼈을 불공정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좌절감은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가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유감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민주당 내에서는 ‘조국 사태’와 관련해 다양한 비판과 쇄신 의견이 나왔다. 초선인 이철희, 표창원 의원은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옥 같았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 의원은 특히 "당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무기력하게 가고 있는 것은 상당 부분 이 대표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이번 검찰개혁 상황과 관련해 당 소속 의원님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서 주신 고견을 하나하나 새겨들었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는 "많은 우려를 전해주신 국민과 의원 여러분들의 말씀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유념하여 민생과 개혁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면서도 "다만 이번 일은 검찰이 가진 무소불위의 오만한 권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고 검찰개혁을 향한 우리 국민들의 열망도 절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으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그리고 검찰 내부의 조직 문화와 잘못된 관행들을 철저하게 개혁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한국당에 대해서는 날을 세웠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전날 교섭단체 연설을 거론하면서 "아무리 정부 비판과 견제가 야당의 임무라지만 이렇게 정부가 아무것도 못하게 발목 잡는 것도 처음 본다. 우리도 야당을 했지만 그래도 민생과 개혁에는 협조했었던 것과 너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장관을 낙마시켰다고 표창장과 상품권을 나눠 갖고 국민이 선출한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조롱하는 만화나 만들면서도 반성이 없다"며 "2004년에도 환생경제 같은 패륜적 연극을 만들었는데 아직도 그런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총선 준비 상황도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 28일 윤호중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을 발족시켰다. 이번 주 중 위원 선임을 마무리하고 실무적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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