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가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 대 북한 경기를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했다. 사진=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 트위터 영상. /뉴시스

(이진화 기자) 한국과 북한은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렀다. 무관중, 무중계 경기였다.

인판티노 회장은 FIFA 홈페이지에 게재된 보도자료를 통해 "역사적인 매치를 위해 꽉 찬 경기장을 볼 수 있길 기대했지만 관중이 전혀 없어서 실망했다"고 밝혔다. 인판티노 회장은 경기 생중계, 비자발급, 해외 언론의 접근권과 관련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놀라웠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저희도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그러지 못한 데 대해 똑같이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를 대북 정책과 연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어제(15일) 경기가 우리 측 응원단이나 중계 없이 치러진 데 대해서 정부로서도 안타깝고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무관중-무중계 경기를 벌인 것은 남북 소강국면 장기화에 따른 불만 표출이라는 분석이다. 정치, 사회, 문화, 스포츠를 다 연계하는 북한 체제의 부정적 면이 다시 한 번 국제사회에 각인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 관계의 소강 국면을 심화시켜왔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소장회의 중단,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쌀 5만t 지원 수령 거부 등이 대표적이다. 나아가 '이중적인' 남측 정부와는 마주하지 않겠다며 연일 대남 비난 공세를 펼쳐왔다.

따라서 북한은 경기의 흔적조차 남기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이 '무승부'로 끝났다는 결과를 간략하게 보도했으나, 이마저도 16일에는 홈페이지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

대내 선전용 관영매체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또한 남측 선수단 평양 방문 관련 소식을 단 한 줄도 게재하지 않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무관중 경기는 비정상적인 남북관계의 현주소"라면서도 "북한은 정치, 군사, 사회, 문화, 스포츠를 전부 연계하는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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