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정원이 해마다 줄어들면서 재정난에 시달리는 대학들이 정원 외 학생 전형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찬열 의원(수원 장안, 국회 교육위원장)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최근 5년 대학별 정원 외 입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5년 간 서울 시내 14개 주요 대학의 재외국민 외국인 전형 입학자는 3955명에 달했다. 장애인‧새터민 전형 입학자는 각각 615명, 407명에 불과했다.

재외국민 특별 전형은 중고교 과정 해외 이수자 전형(3년 특례)와 재외국민 외국인(12년 특례: 외국에서 전 교육과정 이수자)로 나뉘는데 3년 특례 전형은 정원 외 2% 인원 내로 모집할 수 있는 반면, 12년 특례 전형은 모집 인원의 제한이 없다. 이렇게 모집 인원의 제한이 없는 특별 전형은 재외국민 외국인(12년 특례), 장애인, 새터민, 부모 모두 외국인인 외국인에만 적용되는데 재외국민 외국인(12년 특례) 전형 입학자는 상대적으로 부모가 부유한‘금수저’일 확률이 높다.

이러한 ‘금수저’를 가장 선호하는 학교는 연세대로, 지난 5년 간 선발한 재외국민 외국인(12년 특례) 전형 입학자가 714명에 달했다. 그러나 장애인‧새터민에겐 ‘좁은 문’으로, 선발 인원이 각각 64명, 19명에 불과했다. 한국외대는 12년 특례를 200명, 외국인 유학생을 957명이나 선발했지만 장애인은 5년 간 아무도 뽑지 않았다. 서울대는 2015년 37명이었던 12년 특례 정원을 2019년 70명으로 2배 가까이 늘렸으나 장애인 선발은 8명에서 4명으로 감축했다.

주요 대학들의 이러한 ‘금수저 선호 현상’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학교 정원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이찬열 의원에 제출한 ‘2015년 대비 2019년 주요대학 학생 수 증감 현황’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SKY 대학을 제외한 모든 주요 대학의 학생 정원이 감소 또는 동결했다. 이에 비해 정원 외 학생 인원은 연세대‧고려대를 제외한 모든 학교에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일례로, 홍익대의 2015년 대비 2019년 정원 외 학생 인원은 83.8% 증가했으나 이 중 장애인은 아무도 없었다.

이찬열 의원은 “정원 외 입학 전형의 문이 부유한 재외국민에겐 활짝 열려있지만 장애인‧새터민에게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균등한 고등교육 기회 제공을 위해 만들어진 정원 외 입학 전형의 본래 취지를 되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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