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로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다. 국회의원 자녀 입시비리 전수조사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실시 시기가 발목을 잡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은 7일 국회의원 자녀 입시비리 전수조사 시기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

이인영 민주당·나경원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자녀 입시비리 관련 전수조사와 검찰개혁, 청와대 특별감찰관 추천, 무쟁점 민생·경제 법안 처리 등 네 가지 안건을 논의했다.

우선 국회의원 자녀 입시비리 전수조사의 경우 시기 문제를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국당은 입시비리 전수조사를 ‘조국 물타기’용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래서 조국 법무장관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한 뒤에 전수조사 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조국에 대한 국정조사도 같이 맞물려 있다”며 “민주당이 조국 관련 국정조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수조사를 즉시 시작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은 특별법 발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달 안 특별법 발의에 대해 한쪽은 곧 특별법을 발의하겠다고 했고, 다른 한쪽은 국정조사와 연계돼 있다고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자녀입시 전수조사는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을 계기로 기득권에 만연한 특권을 청산하겠다며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제안하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화답하면서 여야 공감대가 형성된 바 있다.

하지만 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국정조사 이후 논의하자고 밝힌 데 대해 정의당은 지난 1일 “말장난”, “조삼모사”, “발 빼기 선수”라며 지난 1일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검찰개혁과 관련해 여야 3당은 실질적인 합의 도출을 목표로 국정감사 기간 중이라도 논의에 착수키로 했다.

오 원내대표는 “다음 주라도 각 당이 심도 있는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며 “특히 정부가 패스트트랙 안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느닷없이 특수부 축소 얘기를 꺼내고 있는데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방향성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각 당의 입장을 최종 조율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특별감찰관 추천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당 대표와 의논한 뒤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한발 물러섰다.

그동안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3년 간 공석이 이어져 온 특별감찰관 추천을 민주당에 요구해 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난 2017년 8월 여당이 제안한 후보를 야당이 검토한 뒤 추천키로 합의했다가 2018년 4월 바른미래당 측이 야당이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바꾸자고 요구한 이후 여야 간에 추천방식 변경이 완전히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온적 입장을 취해 왔다.

이에 대해 오 원내대표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청와대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과거 정부에서 만든 대통령 특별감찰관이 현재 3년 간 공석으로 비어있다”며 “이는 법 절차를 무시하고 국회가 임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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