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홈페이지 내 고객의소리 게시판. 9월부터 계속된 노조의 준법투쟁으로 열차 지연이 계속 돼 승객들의 불만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적잖게 욕설도 올라오는 9호선 홈페이지 상황. 계속되는 열차 지연으로 중요한 일정을 놓치거나 지각을 하는 승객들의 불만을 열차 내에서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박지혜기자) 

"중요한 출장에 버스 놓쳤습니다."

"9호선 때문에 15분 지각했네요"

(9호선 홈페이지 '고객의 게시판' 中)

 

14분 27초. 기자가 지하철을 기다린 시간이다. 4일 오전 9시 21분 차를 타기 위해 17분부터 9호선 신방화역 승강장에 서 있었지만 열차는 9시 32분이 돼서야 느릿느릿 도착했다.

제 시간에 열차를 타지 못한 승객들로 이미 승강장은 붐비는 상황이었다. 평소대로라면 금요일이라 한산해야 할 객실 안이 짐을 내려놓을 공간도 없을 만큼 붐볐다. 열차에서는 제대로 된 사과 방송이나 지연 안내 방송도 나오지 않았다.

"지각이구나." "병원 예약했는데 큰일이네."

옆에 선 승객들의 불평이 들려왔다. 요 며칠 반복되는 9호선의 일상이었다.

열차 시간표에 적힌 운행은 지켜지지 않고, 열차 지연 등에 대한 설명도 없이 열차는 불시에 도착해 승객을 태우고 떠나는 일을 몇 주째 반복하고 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열차를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자도 열차 지연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지하철역에 도착하고 있지만 번번이 지각을 해야 했다.

 

 

9호선에 직접 전화하면 제대로 된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

고객센터(02-2656-0009)로 전화를 걸자 상담원의 연신 "죄송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운영부문 조동조합의 준법투쟁으로 열차가 지연되고 있으니 이해해달라'는 말을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서야 들을 수 있던 것이다. "파업의 이유가 뭐냐"고 묻자 "자세한 사안은 본인들도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9호선은 현재 홈페이지 팝업 안내문을 작게 걸어놓은 상황이다. '준법투쟁으로 9호선 전 구간에서 열차 지연이 다소 발생하고 있다'며 양해를 구하고 있다. 하지만 투쟁의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한 설명도 없는 상태다. '열차 지연의 정확한 이유'와 '열차 운행 재개 상황' 등을 언제쯤 고객센터 상담원이 아닌 9호선 열차 관계자들에게 들을 수 있을까. 굳이 홈페이지를 검색해 들어가지 않는 이상, 승객들은 열차 지연 상황도 모른 채 마냥 열차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홈페이지 내 '고객의 소리' 게시판에는 현재 이러한 열차 지연에 대한 문의와 불평이 지난 9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게시판에 실시간으로 글이 올라오고 있음에도 불구, 지난 2일 이후부터는 그 답변조차 등록되지 않는 상태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처럼 중요한 출장이나 취업준비생들의 면접 등이 걸린 중대 사안이 열차 하나로 어긋난다면, 그 보상은 누가 해줄 수 있을까.

9호선은 승객을 인질로 잡아 지속하고 있는 '준법투쟁'에 대한 대안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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