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시민 인권보호에 기여하는 수사권 조정 필수
기고 / 시민 인권보호에 기여하는 수사권 조정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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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0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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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경찰서장 서완석
강화경찰서장 서완석

대한민국 헌법 제121조는 농지 소작을 금지하는 조항으로 흔히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으로 불린다.

이 원칙은 농지의 소유자와 경작자를 일치시켜 농지의 생산성을 극대화 하기 위한 조항이다. 소작농보다는 자경농이 생산성이 훨씬 높을 테니까.

뜬금없이 경자유전의 원칙을 언급하며 서두를 시작한 것에 대하여 의아해 할 수도 있겠다. 이는 검경수사권조정에 비유할 부분이 있어서다.

알다시피 전체 수사의 98%를 경찰이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형사소송법은 수사의 주체를 검사로 규정하고 있고 검사는 수사지휘권을 가지고 경찰을 통제하고 있다.

현 대한민국의 수사구조는 1912년 일제 강점기 일제에 의하여 제정 공포된 조선형사령에 뿌리를 두고 있고,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왜곡된 체제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구조이다.

검찰은 수사권, 수사지휘권, 자체수사력, 영장청구독점, 기소독점주의, 기소편의주의, 공소취소권 등 수사와 공소에 대하여 세계 역사에 유래가 없는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왔다.

우리나라와 같이 대륙법계에 속한 독일과 프랑스도 검찰이 이런 권한을 가지지 못한다. 그 결과 국민의 검찰이 아닌 검찰의 검찰이 되어 현재는 대한민국의 적폐 청산의 대상으로 전락하였다.

그러니 검찰소속 직원들이 경찰관에게 조사 받는 꼴은 볼 수 없어 검찰에서 직접 수사를 하고(얼마전까지만 해도 검찰청 직원은 무슨 잘 못을 하더라도 경찰에서 수사를 하지 못하게 하고 검찰에서 직접 수사를 하였다), 검사는 경찰에서 수사를 위해서 출석요구해도 출석하지 않는 법 위에 있는 조직이 되었다.

식민지를 다스리고, 독재정부시절 효율적으로 국민을 통제하기 위하여 만든 수사구조가 2019년 현재 자유대한민국을 통제하고 있다.

그러니 이제라도 부당한 상황을 바로 잡아야 한다. 농지와 쟁기는 농민에게 주어져야 하듯, 수사권은 실제 거의 모든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경찰에 주어져야 한다.

“인류 인권의 역사는 국가의 권력을 쪼개어온 역사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예나 지금이나 국가는 최대의 인권탄압자 이자 최대의 인권수호자라는 야누스적 얼굴을 가지고 있다.

예전의 국가는 왕 단 한사람을 위한 국가, 특정 계층을 위한 국가이다 보니 특정 사람들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었다.

“권력은 부패하기 쉽고, 절대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존 액턴), “권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 남용은 보다 위험하다”(애드먼드 버크), “권련의 집중은 항상 자유의 적이다.”(로널드 레이건) 이런 문구에서 보듯 권력은 위와 같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자유민주국가에서는 계속하여 국가의 권력을 나누어 그 주체로 하여금 상호 견제하게 한 것이다.

그 결과 국가의 권력은 입법, 행정, 사법부로 나뉘게 되었고, 입법권중 일부는 지방의회의 권한으로 행정의 일부는 지방행정의 권한으로 점점 미세하게 분산되고 있고, 최근에는 시민단체, 언론기관도 실질적인 권력의 주체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세상에서 수사권과 공소권을 모두 독점하고 있는 검찰은 우리나라의 검찰 이외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수사구조개혁과 관련된 법안이 국회에 신속처리법안으로 심의중에 있다.

심의중인 법안도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거나 검찰에 의한 경찰수사의 통제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안의 심의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시민들 위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싶은 자들의 바람 때문은 아닌지 씁쓸하다. 이제 우리의 사법체계도 수사는 경찰, 검사는 공소제기 및 유지에 집중하여 공판중심주의로 나감으로서 시민의 인권보호에 기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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