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기준 배추·무 등 월동채소 도매가가 1년 전보다 최대 109.6% 폭락한 것으로 나타난 4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무와 배추, 양배추 등 농산물이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박진우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2015년=100)로 1년 전(104.85) 대비 0.04% 하락했다.

올해 들어 1~7월 내내 0%대 상승률을 유지하던 지수는 8월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0%를 밑돌았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한 데다 유류세 인하, 교육 복지 등 정책에 따른 영향으로 물가가 낮아진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농축수산물의 생산량이 늘어 가격이 크게 하락한 영향도 있다.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지난해 8월 폭염으로 물가 상승률이 높았다"고 언급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가 1년 전 대비 0.4% 내렸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3.9% 급락했다.

계절적·일시적 요인에 의한 충격을 제거하고 물가의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되는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0.9% 상승했다.

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달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 "디플레이션(Deflation)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연말부터는 0%대 중후반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거시정책협의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통해 "저물가는 수요 측 요인보다는 공급 측 요인에 상당 부분 기인한 것"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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