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신종 놀이장소로 스크린야구장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 다양하고 값비싼 야구 장비를 챙기지 않아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야구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의 호응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1차 음주 뒤 2차로 스포츠·체험문화가 확산되면서 스크린야구장 이용객들은 증가일로다.

하지만 스크린야구장 곳곳에는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안전규정조차 없어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별도의 신고 없이 사업자 등록만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있어 안전사고 관련 규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스크린야구장에선 야구공이 시속 70㎞로 날아오는 데도 안전장비 착용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부 업주들이 안전모 등을 비치해놓고는 있지만 이를 착용하는 고객은 찾아보기 어렵고, 업주들도 굳이 안전장비 비치 사실을 알리고 착용을 권하지도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더 큰 문제는 음주 고객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에는 1차 회식에서 음주 뒤 2차 음주로 이어지지 않고 스포츠·체험문화가 확산되면서 음주 뒤 스크린야구장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야구를 즐기다 보면 빠르게 날아오는 야구공에 맞을 위험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스크린야구장에서의 안전사고는 조사결과에서 드러난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스크린야구장 30곳 이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8%가 안전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야구공에 맞는 사고가 69.2%로 대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41%는 음주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스크린야구장의 위험성은 이미 정부 당국과 정치권도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민권익위는 지난해 스크린야구장 등 신종 실내놀이업소들이 이와 유사한 스크린골프장, 실내사격장 등과 달리 안전관리의무에서 제외돼 있어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 시설안전기준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또한 일부 국회의원들이 스크린야구장 안전관리와 관련한 법안을 발의해 놓았지만 입법은 흐지부지된 상태다.

정부와 정치권은 스크린야구장 등 신종 실내스포츠놀이업소에 대한 안전문제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 사망 등 사회적 관심을 받을만한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방치해선 안 된다.

안전장비 착용 등은 물론 화재방지시설 등에 대한 규정을 꼼꼼히 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는 큰 사고가 난 뒤에야 부랴부랴 대책을 서두르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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