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부소방서 가좌119안전센터 소방장 박준용

습했던 여름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마지막까지 모기들은 우리들 귓속에 날개 짓하며 피와 수면을 빼앗고 있다.

이 악랄한 밤손님들에게 우리는 살충제를 넓게 뿌리기도 하고, “타닥!”하며 짜릿한 손맛을 주는 전기 모기채를 사용하기도 한다.

전기모기채! 편리함을 주는 도구이지만 부주의하게 다루면 위험 할 수도 있다.

올해 8월 새벽 한 아파트에 출동을 나갔다. 30대 남성이 머리는 그을렀고, 양팔과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은 채 통증을 호소하며 마루에 주저앉아 있었다.

화상은 피부에 남은 잔열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주기 때문에 가능한 신속하게 흐르는 물로 식혀 주고,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냉각 응급처치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원인을 알아보니 살충제를 뿌린 직 후 전기 모기채를 사용해 폭발한 것이었다.

보통 살충제는 가연성인 액화석유가스(LP가스)가 포함돼 있는데, 전기 모기채의 전류가 고전압으로 금속의 채에 흘러가는 상태에서 모기가 끼어 스파크가 일어났고, 이 스파크가 밀폐된 방안에 뿌려진 살충제의 액화석유가스와 만나 폭발하며 환자의 온몸에 화염이 감싸버린 것이었다.

위 사례 외에도 살충제가 뿌려진 상태에서 라이터나 청소기를 사용하다 폭발하는 일도 종종 일어나 매년 사상자가 꾸준히 발생하는 만큼 살충제 사용 이 후 고온이 발생하는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면 반드시 환기한 다음 사용해야한다.

지금까지 많이 사용했고 사고가 없었으니까, 피곤하니까, 잠시 지나친 안전수칙 때문에 나와 가족, 이웃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의해 귀찮은 모기에게도 벗어나고 안전사고에서도 벗어나 쾌적한 여름 밤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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