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경제현안과 2020년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진우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경제적 측면에서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이 쉽게 걷히지 않을 수도 있는 만큼 더 긴장감 있게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요 국책·민간 연구기관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아직까지 우리 기업에 직접적인 피해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언제라도 수출 규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청와대는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무역 보복의 수단으로 활용한 것을 근거로 지소미아 협정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홍 부총리는 "정부는 일본 측에 부당한 조치의 원상회복을 촉구하는 한편, 단기적으로 발생 가능한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근본적인 소재·부품·장비의 경쟁력 강화 대책에 총력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는 지금껏 세계 무역을 효율적으로 이끌어왔던 글로벌 공급망(GVC)에 대해서도 시사점이 크다"며 핵심 소재·부품·장비 자립화와 GVC 전략의 방향성과 관련해 기관장들의 조언을 구했다.

특히 홍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 갈등 등을 이유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 전망을 올해 들어 3번 연속 하향 조정하는 등 글로벌 경제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지고 있다"며 "하반기 들어선 미·중 무역갈등 심화, 브렉시트(Brexit) 불확실성, 홍콩 사태 등 여러 리스크 요인이 중첩되며 글로벌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대내외 여건상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투자와 수출 부진이 길어지면서 민간 부문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글로벌 경제의 흐름과 전망, 그리고 우리 경제의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평가가 정확히 이뤄져야 올바른 처방이 나올 것"이라고 국내적으로도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당초 계획한 재정과 투자 분야 집행을 차질없이 실행해 나가는 한편 투자 촉진, 내수 활성화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경제 활력 제고에 총력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외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성장 경로상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우리 경제 전망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1조6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추가 보강하고 소비, 관광 등 내수 활성화 대책 등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타개책을 마련하는 데 고심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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