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앞에서 '조국 후보자 자녀 입시비리 규탄 및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조국(54)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의혹을 둘러썬 사퇴 압박이 시민단체, 변호사, 학부모들 사이로 번져가고 있다. 이들은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학부모로 구성된 교육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21일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적선현대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후보자는 이쯤에서 자녀의 입시비리에 대해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의 귀한 자식들은 붕어·가재로 살 것을 종용하면서 정작 자신의 자녀는 온갖 편법을 동원해 용을 만드는 이중성에 분노가 치밀어 올라 주체할 수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 단체의 이날 발언은 조 후보자가 지난 2012년 SNS에 올린 ‘모두가 개천에서 나는 용이 될 순 없으니, 개천에서 붕어·개구리·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는 취지의 글을 빗댄 것이다.

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대표는 "입시를 경험하신 학부모님들과 여러 정보를 종합해 입시비리가 명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조 후보자는 가짜뉴스라고 하고 있는데,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가짜뉴스다"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은 한영외고에 다니던 지난 2008년 충남 천안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가량 인턴을 하면서 연구소 실험에 참여한 뒤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해당 논문은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을 앓는 신생아의 유전자를 분석해 질병 연관성을 분석하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또 2014년 2월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를 졸업했고, 같은 해 3월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환경관리한 전공으로 입학했다. 이후 두 학기에 걸쳐 장학금 802만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딸이 문제의 논문 때문에 대학·대학원에 부정입학을 했다는 것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21일 라디오에 출연해 "심각하다.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해명을 내놓는다면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솔직히 말씀드려서 일반 국민이 볼 때 현재 제기되는 의혹들만 놓고 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면들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법조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신평(63·사법연수원 13기) 변호사는 20일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신 변호사는 자신의 SNS에 남긴 '조국 씨, 내려와야 합니다'라는 게시물에서 "당신은 전형적인 '진보귀족'으로 살아왔다. 당신이 귀한 딸을 위해 기울인 정성이 과연 김성태 의원의 그 정성에 비해 도덕적으로 더 낫다고 생각하나.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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