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표

(이진화 기자) 바른미래당의 내분이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손학규 대표와 비당권파의 갈등이 언제, 어떻게 해소될지 요원해 보인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0일 “우리는 새로운 정치, 제3의 길을 수행하기 위한 새 판짜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우리당이 중심에 서는 빅텐트를 준비하겠다”고 선언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학규 선언’을 통해 “승자 독식 양당체제를 바꿔 다당제·합의제 민주주의를 추구하겠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그 첫걸음이고 국정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손 대표는 “대통령제에 익숙한 국민 정서를 감안해 2원집정부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을 담당하고, 의회가 선출한 국무총리는 나머지 국정을 돌보는 것이다.

그는 당내 화합도 주문했다. “모든 당원들이 함께 참여해 달라. 저부터 통합에 앞장서겠다”며 “안철수·유승민을 끌어 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은 당의 기강이 해이해져서는 안 된다”며 “당의 화합은 화합대로 챙기고 기강은 기강대로 확실히 잡겠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이 블루오션이다. 손학규와 안철수, 유승민이 함께 화합해 앞장서면 다음 총선은 우리의 승리가 될 것이 확실하다”며 “이제 곧 총선을 준비하겠다. 총선기획단을 꾸리고 인재개발위원회를 가동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여성과 만50세 이하 청년들로 공천의 50% 이상을 채우겠다. 비례대표 공천도 상향식으로, 100% 국민참여 공천으로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겠다. 공천 시스템을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다양하게 운영하겠다. 온라인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를 도입하고 블록체인으로 공천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제 마지막 정치생명을 바쳐 바른미래당의 승리를 이루겠다”며 “대한민국 정치구도를 바꿔 정치적 안정을 꾀하고 정치가 경제발전과 민생에 적극 기여하도록 하겠다. 평화와 안보를 제대로 살펴 국민이 안심할 나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오신환 원내대표가 손학규 대표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가 ‘제3지대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입장문을 내고 “자진 사퇴하는 것이 우리 당의 변화와 혁신, 화합과 자강, 그리고 총선승리를 기약하는 길임을 깨달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있는 당도 수습하지 못하는 붕괴된 리더십으로 어떻게 한국정치의 정치개혁과 야권재편을 주도하고 총선을 치를 수 있다는 것인지 국민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손 대표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지키지도 못할 허망한 약속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당권 집착을 내려놓고 선당후사의 정신을 발휘하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오신환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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