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테마동산

소비자 맞춤형 농산물 축제-농가 소득증대 등 새 ‘축제모델’ 제시

매년 30억 매출-300억 이상 경제적 파급효과 달성 ‘매운맛 아싸!’

오도창 군수 “도농상생화합-일자리 창출-문화관광 홍보 탁월”

(김귀열 기자) 민선자치 이후 대부분 지역에서는 축제장에 읍·면·동 부스를 설치해 주민들을 참여시켜 정작 외부 방문객들이 없는 그들만의 축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영양군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의 전신인 ‘영양고추문화축제’가 영양에서 열렸지만 경북 북부에서도 오지인 영양군에서 개최되는 축제를 아는 이가 많지는 않았다.

이에 영양군에서는 수도권 소비자와 관광객을 직접 찾아가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방식을 전환하여 영양고추의 홍보판촉 강화에 나세게 되었고, 2007년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서울의 중심부인 서울광장에서 축제를 개최하게 됐다.

축제의 변신을 우려하는 의견도 많았다. 다른 곳에서 시도도 하지 않는 일을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도 가장 작은 영양군에서 굳이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추진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예산 낭비다”, “2~3년 내에 축제장이 다시 영양군으로 돌아올 것이다”라는 등의 걱정 가득한 시선이 존재했다.

하지만 축제의 변신이 성공하면서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은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과 소비자 맞춤식 농산물 축제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축제의 내실과 효율성을 고려하기 보다는 외연의 확대에 치중해 축제장 방문 머릿수에 급급한 타 지역 농산물 축제의 한계에서 벗어나 고추 홍보와 판매에 성공을 거둔 덕분이다.

전국 최초로 소비자를 찾아가는 축제, 2019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이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의 중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3일간 개최된다.

◆청양고추의 시작은

청양 고추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매운고추로 1980년대 초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품종이다. 청양 고추는 다른 고추 품종들과는 달리 강한 매운맛 뿐 아니라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 구수한 맛과 감칠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별히 톡 쏘는 과실 향 성분이 일반 고추 품종의 200배나 높게 함유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양고추는 한때 충청남도 청양군에서 이름을 딴 것이라는 설이 있었으나, 실제 청양고추는 제주산 고추 품종을 태국 고추와 잡종한 것을 경북 청송군과 영양군에 시험 재배해 청송의 ‘청’자와 영양의 ‘양’자를 따서 붙은 이름이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설로 알려지고 있다. 원래 식품회사에서 커리에 넣을 수 있을 정도의 매운 맛을 내는 고추를 국내에서 생산하기를 원해서 중앙종묘 측에 의뢰해 시험 재배한 것이라고 한다.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

◆소비자를 만나러 가는 역발상의 시작에서 출발하다~

영양군은 27일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2019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이어지는 이 축제는 지역 농산물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방문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발상의 전환으로 소비자 곁으로 가져가 판매의 장을 펼치고 홍보하는 소비자 맞춤형 농산물 축제의 시작이다.

당초에는 찾아가는 축제로부터 출발했으나 현재는 수도권 소비자가 가장 기다리는 도농상생의 한마당 행사로 굳건하게 자리 잡았으며, 금년에도 역시 내실 있고 규모 있는 짜임새로 도시민의 소비욕구를 충족시킬 예정이다.

◆믿고 구입하는 영양고추로 소비자와 농가 모두 만족도 UP

축제장에는 영양군에서 땀과 정성으로 키워낸 최고 품질의 영양고추와 고춧가루, 다양한 농특산물이 준비되어 있으며, 엄격한 기준으로 선정된 농가와 영양고추유통공사, 영양농협, 남영양농협 등 우수 고춧가루 가공업체가 참여한다.

이 때문에 지난 축제에서는 전국적인 고추가격 상승과 맞물려 저렴한 고추를 구입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축제를 위해 확보된 물량이 첫날부터 동나면서 영양지역에서 긴급히 추가 물량을 수송해 오기도 했으며, 미처 물건을 구입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판매 농가나 단체에 연락처를 남겨 구입을 요청하는 등 전반적으로 고춧가루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이 어느 해 보다도 높았다.

이런 소비자들의 큰 호응에 판매 농가나 단체들은 대부분 준비된 물량 전량을 판매하여 기분 좋게 축제를 마무리하고 영양으로 돌아간 좋은 기억을 되살려 올해도 이런 대박 신화를 다시 쓰려 준비하고 있다.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이 주는 의미와 가치

영양군에서는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의 추진 성과에 대해 축제가 매년 진행되며 쌓여진 홍보 효과 덕분인지 축제 개최일이 많이 남아 있음에도 서울시와 영양군으로 행사문의가 쇄도할 정도로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 잡았으며, 그동안의 축제를 통해 매년 평균적으로 30억원의 매출과 약 3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럼 의미에서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은 지역 브랜드 가치 및 농가 소득의 실질적인 소득원을 제공함으로써 우리 농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방향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고추의 원조인 영양군, 토종 고추복원 온힘

영양군은 경상북도 농업기술원 영양고추연구소와 함께 토종 고추 명품화 복원 사업에도 나서 영양고추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1970년대만 해도 영양지역에는 ‘칼초’, ‘별초’, ‘우멍초’, ‘팽이초’ 등 다양한 특징의 재래종이 많이 재배됐다. 그러나 지금은 ‘수비초’와 ‘칠성초’를 제외하면 명맥조차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영양군과 영양고추연구소는 지난 10여 년간 사라져가는 다양한 재래종 고추를 수집해 복원했다. 특히 개량종으로 바뀐 ‘수비초’와 ‘칠성초’의 원형을 되찾는 등 4개 품종을 복원했다.

영양 제19회 고추아가씨선발대회

◆영양고추의 명맥을 잇는 영양고추아가씨 선발대회

1984년 전국 최초 특산물 아가씨선발대회로 시작한 영양고추 아가씨선발대회는 1987년까지 매년 개최되다가 1988~1989년은 고추가격 파동으로 잠시 중단되었다가 1990년부터 지금까지 격년으로 개최하여 2018년까지 제19회째 개최로 특산물 아가씨 선발대회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영양고추 아가씨선발대회는 고추가격 파동으로 잠시 중단되었으나,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신청 참가인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다양한 재원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제14회(2008년) 대회부터는 참가자를 전국 규모로 격상해 개최함으로써 참가 규모의 확대와 전국 각지에서 참여하는 참가자의 신청으로 영양 고추아가씨 선발대회의 홍보뿐만 아니라 영양군과 영양고추를 전국에 알리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박보경씨가 ‘진’의 영예를 차지했으며, 이주연(선), 신희정(미), 최강비(매꼬미), 김수정(달꼬미), 조유정(빛깔찬), 김지은(네이처셀), 김채림(참자연)씨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선발된 8명의 영양고추아가씨들은 지난해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2년간 영양군의 각종 행사에 참여하여 홍보는 물론 지역 농·특산물 홍보대사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13회째를 맞이하는 2019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 행사는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잡았으며, 도농상생화합, 농가소득 증대, 일자리 창출, 문화관광 홍보 등에 지대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특히 행사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영양고추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함으로써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이 자치단체행사 중 가장 뛰어난 축제임을 증명하였으며, 그동안 축제가 진행되며 잘된 부분과 아쉬운 부분을 잘 살펴 올해 축제 진행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도록 더욱 풍성하고 의미있는 축제가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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