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 방사포와 단거리 미사일 경계 모호…구별 어려워

(박진우 기자) 북한이 지난달 31일 동해상으로 쏜 발사체가 방사포라고 밝혔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군 당국의 입장과 다르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새로 개발한 대구경 조종 방사포의 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사격 모습이 담긴 사진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우리 군 당국의 분석과 차이가 난다. 군 당국은 북한이 함경남도 원산 갈마 일대에서 발사한 두 발의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 북한이 지난달 25일 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평가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의 발표에도 여전히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북한의 발표만 있을 뿐이며, 궤적 등 비행 특성과 입수된 자료를 토대로 평가한 결과 방사포보다는 단거리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혼란에 대해 전문가들은 발사대와 비행 궤적, 비행거리만을 가지고 대구경방사포와 단거리 미사일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군 당국은 전날 북한이 쏜 발사체에 대해 최초 “미상의 발사체”라고 알린 뒤 2시간50분이 지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분석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북한이 발사체를 쏜 뒤 2시간 만에 해당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규정하면서도 “지난번(25일)과 같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수도 있고, 방사포일 수도 있다”고 여지를 뒀었다.

그만큼 군 당국도 초기 분석과정에서 북한이 쏜 발사체가 단거리 미사일인지, 방사포인지를 두고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낮은 고도(30㎞)에서 상당한 비행거리(250㎞)를 날아간 만큼 분석에 더욱 애를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종대 의원도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단거리 무기의 경우에는 포와 미사일 경계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은 이미 300㎜ 대구경 방사포를 실전배치했고, 지난 2015년에는 이를 대외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며 “수차례 시험발사를 통해 사거리도 꾸준히 늘려왔기 때문에 이번에 250㎞를 비행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