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크라운호텔에서 열린 제16차 ‘북한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 총회

(박진우 기자) “대한민국과 미국 정부는 북한의 인권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직시하고, 한반도의 평화는 북한이 인권을 존중하는 정상국가가 되는 것이 사활적 중요성이 있음을 인식하여, 남북대화 또는 비핵화 협상에서, 또는 그와 별도의 트랙에서 북한과의 인권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공동선언문 채택)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크라운호텔에서 열린 제16차 ‘북한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 International Parliamentarians’ Coalition for North Korean Refugees and Human Rights) 총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북한인권 문제에 관해 논의하고, 인권대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또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북한 인권 침해 실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인권 개선·노력에 동참할 것 등을 결의했다.

IPCNKR은 전 세계 61여 개국, 약100여명의 국회의원을 회원으로, 북한 이탈주민에 대한 보호 및 국제 여론 환기, 국제공조를 통한 북한인권의 실질적 변화 등을 이끌어내기 위해 2003년 창립된 국제의원연맹체이다. 그동안 국제적으로 탈북자의 강제북송 반대여론을 조성하여 추가적인 강제북송을 막는 등의 성과를 거두었으며, 매년 전 세계 각국에서 총회를 열어 꾸준히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호소해왔다.

특히, 이번 제16차 바르셀로나 총회는 북한과의 비핵화협상, 남북미 정상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북한인권 문제는 논의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전 세계 국회의원들이 함께 모여 북한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펼쳐져 그 어느 때 보다 특별한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총회에는 8개국 21여명의 국회의원과 각국의 대사, 교수, NGO대표 등 100여명의 전문가가 참석했다.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IPCNKR 상임공동의장인 홍일표 의원을 비롯해 백재현(더불어민주당), 하태경(바른미래당), 강효상(자유한국당) 의원, 황우여 전 교육부장관이 참석했다. 이외에도 나카가와 마사하루·와타나베 슈·코니시 히로유키 일본 의원, Beselia Eka 조지아 의원, Amon Werner 오스트리아 의원, Canas Vitalino 포르투갈 의원, Bortniczuk Kamil 폴란드 의원, Muhana Elsie·Kogod Arap Wilson 케냐 의원, Navann Yunden Oyundari·Tsedenbal Tsogzolmaa 몽골 의원 등 세계 각국의 의원들이 참석하여 북한인권에 대한 높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었다.

이번 IPCNKR 총회는 ‘국제사회의 인권과 난민문제’, ‘북한의 비핵화와 북한인권’, ‘북한정권에 의한 외국인 납치 문제’ 등 총 3개의 세션으로 나누어 인권 관련 핵심 사안들이 논의됐다.

IPCNKR 상임공동의장인 홍일표 의원은 개회사에서 “북한 핵문제의 밑바탕에는 북한 정권이 권력을 유지해온 수단으로써 처참한 인권상황이 놓여 있다.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침묵은 인권 역사에 있어서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는 비핵화뿐만 아니라 북한이 인권을 존중하는 정상국가로 가야 확고해지며, 이를 위해서 비핵화 협상과 함께 인권 대화와 압박이 이루어져야 한다.이번 총회를 통해 북한인권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국제적 공조를 통한 인권 대화 및 압박 등 전략적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1세션 “국제사회의 인권과 난민문제”에서는 난민 인권 문제 관련해서 탈북 난민들이 보호 받을 수 있어야 하며, 강제 북송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또, 이번 세션에서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아시아지역의 국제적 인권보장체계 확립을 위하여 ‘아시아인권재판소(Asian Court of Human Rights:ACHR)’가 설립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총회에 참석한 많은 의원들이 아시아인권재판소 설립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제2세션 “북한의 비핵화와 북한인권”에서 발제를 맡은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지금도 북중 국경에서 붙잡힌 탈북민들이 북송되어 처형될 위기에 처해있다. 중국정부에 탈북자 북송금지를 강력히 요구할 예정이다”고 말한 후, “북한 인권상황의 획기적 개선과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완료되지 않는다면 강력한 대북제재 유지에 전 세계가 일치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북한이 경제발전과 개방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지금이 국제사회가 인권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적기”라며, “현재 비핵화 협상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비핵화 협상은 미국이 담당하더라도 다른 나라들은 북한과의 인권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북한의 경계심이 적은 유럽과 아세안, 제3세계 국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3세션: “북한정권에 의한 외국인 납치문제”에서 발제를 맡은 일본의 와타나베 슈 의원은 “북한정권의 외국인 납치는 타국의 주권과 타국민의 삶과 안전을 훼손하는 심각한 사안이며, 또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국제사회의 보편적 이슈에 해당한다”며, “납치피해자 모두가 본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총회를 마치며 의원들은 16차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문에서 세계 각국의 의원들은 “북한 정권에 의한 자국민의 시민적,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대한 심각한 수준의 권리 침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북한 정부가 북한 주민에 대한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존중,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모든 국가는 강제송환금지원칙(Principle of non-refoulement)을 존중하고 특히 여성과 아동을 포함한 탈북자의 강제북송을 중단하며,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과의 협력을 통해 이들에 대한 기본권 보장 및 모든 보호 조치를 제공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끝으로 “대한민국과 미국 정부는 북한의 인권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직시하고, 한반도의 평화는 북한이 인권을 존중하는 정상국가가 되는 것이 사활적 중요성이 있음을 인식하여, 남북대화 또는 비핵화 협상에서, 또는 그와 별도의 트랙에서 북한과의 인권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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