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행 비행기 탑승수속 시간에 열린 체크인 카운터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일본 여행 자제 움직임이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30일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G마켓과 옥션에서 7월 1일부터 28일까지 판매된 일본 노선 항공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나 급락했다.

불매운동 중에서도 특히 여행을 가지 않는 것이 일본의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관련 노선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특히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여행 톱3에 이름을 올린 지역의 항공권 판매가 주춤했다. 이 중에서도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 규슈지역(후쿠오카, 벳푸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베이 관계자는 "후쿠오카는 지리적으로 부산과 가까워 저가항공사(LCC)의 부산 출발 노선이 인기가 많았는데 이 역시 판매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일본 지방 소도시까지 촘촘히 노선을 운영했던 LCC들은 수익성 낮은 노선에 대한 구조조정에 돌입해 이 같은 추세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티웨이항공은 무안~오이타 노선과 부산~오이타 노선을, 대구~구마모토와 부산~사가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 LCC뿐만 아니라 대한항공도 부산~삿포로 노선을 없애기로 했다. 진에어가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매일 4회에서 3회로 줄이는 등 노선을 없애지는 않더라도 운항편이 줄어드는 지역도 여러 곳이다.

일본행 발길이 뜸한 대신 싱가포르와 타이완 같은 동남아, 근거리 해외여행지가 주목을 받았다. 이베이에서 같은 기간 싱가포르와 타이완 항공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 38% 증가했다. 이외에도 마카오(33%), 홍콩(22%), 블라디보스톡(129%) 등 근거리 해외 노선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아예 제주도로 눈을 돌린 여행객도 많아졌다. 7월 한 달 간 옥션에서 제주도 호텔 카테고리 매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31%나 뛰었다. 국내 호텔 전체 매출 성장률인 87%보다 4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한편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30일 '일본 불매, 한국에서 확대'란 제목의 기사를 싣고,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에 반발하는 한국 내 불매 움직임을 자세히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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