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vs ‘新 친일파’
‘친일파’ vs ‘新 친일파’
  • 박진우-이진화 기자 news@seoulilbo.com
  • 승인 2019.07.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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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SNS서 죽창가-이적-친일파 용어 사용 반일 앞장

한국당 “생각 다르면 죄다 친일파 딱지…이 정권이 新 친일파”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뉴시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뉴시스

이인영 “일본 선수 찬양하면 신 친일파”…유시민도 합류

(박진우 기자)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한일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청와대와 여당 인사들 사이에서 ‘친일파’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일본의 규제 조치에 대한 공격에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앞장서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부터 40여개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반일(反日)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조 수석은 20일 페이스북 글에서 '친일파'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1965년 이후 일관된 한국 정부의 입장과 2012년 및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부정, 비난, 왜곡, 매도하는 것은 정확히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며 "이런 주장을 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조 수석은 "일본 정부가 '경제전쟁'을 도발하면서 맨 처음 내세웠던 것이 한국 대법원 판결의 부당성이었다"면서 "한국을 지배한 일본의 불법성을 인정하느냐가 모든 사안의 뿌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위 한국 대법원 판결을 비방·매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일지 몰라도 무도(無道)하다"고 작심 비판했다.

조 수석은 이전에도 ‘죽창가', '이적'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반일 여론전을 나서는 한편 국내 정치권과 언론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 같은 흐름에 합류했다.

이 원내대표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일전에서 한국당의 백태클 행위를 반복하는 데 대해 준엄히 경고한다"며 "우리 선수나 비난하고 심지어 일본 선수를 찬양하면 그것이야 말로 신(新) 친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야 간 본회의 일정 합의 불발로 추경 처리가 지연되는 데 대해 "소모적 의사일정 합의에 귀한 시간을 허비하느니 경제와 관련한 한일전에 총력 대응하는 데 그 시간과 진력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조 수석의 페이스북 활동에 대해서는 여권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22일 라디오에 출연해 “공직자로서 갈등을 오히려 확산시키는 역할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자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서 자기 견해를 펴 국민들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라면서도 “한·일 관계나 또 이를 둘러싼 문제들은 굉장히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분법적으로 그렇게 단정해서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조 수석의 SNS 활동에 대해 "법리적인 문제는 법조인으로서 민정수석이 충분히 발언을 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SNS 개인 공간에 대해 저희가 규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0일 공개된 팟캐스트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한국 속담에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피눈물로 돌아오더라’라는 말이 있다”며 “아베 총리가 이를 배우길 바라는 마음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 “친일 프레임 한심“-바른 미래 “반일 선동 정신 혼미”

(이진화 기자)청와대와 여당의 움직임에 대해 야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와 여당이 반일 감정을 선동하고 국민 편 가르기로 내부 분열에만 힘을 쏟는다고 성토했다. '친일·반일 프레임'을 들고 나온 여권에 도리어 '신친일파' 아니냐고 공격했다.

황교안 대표는 "청와대와 생각이 조금이라도 다르면 죄다 친일파라고 딱지를 붙이는 게 옳은 태도인가"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 일본을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실질적인 '극일'(克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이 정권의 대응은 나라를 패망으로 몰아갔던 구한말의 쇄국정책이나 다를 것이 없다"며 "율곡 선생이 일본의 침략에 맞서서 10만 양병을 주장했듯이 지금 우리에게는 우리 경제를 지킬 10만 우량기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저성장에 오래 신음했던 일본과 같이 대한민국을 만드는 이 정부야말로 '신(新)친일파' 아닌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에 충성하면 '애국', 정당한 비판을 하면 '이적'이라는 조국 민정수석의 오만함과 무도함에 국민들이 치를 떨 지경이다"라며 "국민 정서를 이분법적 사고로 나눈 것도 모자라, 반일 감정까지 선동하는 그 의도가 뻔하다"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역시 조 수석이 '이분법적인 거친 언행'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종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죽창가'가 울려 퍼지는 조 수석 페북 내용은 마치 80년대를 그린 영화를 보는 것 같다"며 "'586'으로 지칭되는 이들의 낡은 사고가 얼마나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지 여실히 본다"고 꼬집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조국 수석을 겨냥해 "페북 수석인가, 민정 수석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대변인은 "연일 쏟아내는 반일 선동에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라며 "국민에게 득(得)은 되지 못할망정, 독(毒)이 되진 말자"고 일침을 가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은 5당 대표회담으로 국민통합에 애쓰는데 대통령 최측근이 그 다음날 바로 재 뿌린다"며 "자기랑 생각이 다르면 친일파? 생각이 다르면 욕을 할 게 아니라 설득을 해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 아니냐"고 조국 수석에게 따졌다.

민주평화당도 조 수석 비판에 가세했다. 이승한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정수석 본연의 업무는 국민의 여론을 파악하는 것이지 여론을 리드하고 조장하는 게 아니다"면서 "자숙하기 바란다"고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1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신친일, 국가적 위기 앞에서도 야당 탓을 하기 위해 친일 프레임을 가져가는 한심한 청와대·여당"이라고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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