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구당 순자산 중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우리나라의 국부(國富)를 보여주는 국민순자산이 지난해 1174조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토지자산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가구당 순자산도 평균 4억2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등 ‘부동산 쏠림’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작성한 ‘2018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은 1경5511조7000억 원으로 1년 전(1경4337조3000억원)보다 1174조4000억 원(8.2%) 증가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8.2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1년 전 7.8배에서 확대된 것이다.

국민순자산 중 비금융자산은 전년대비 993조(7.1%) 증가한 1경5049조9000억 원을 나타냈다. 토지자산이 583조6000억원(7.6%) 늘어 전체 비금융 자산의 증가세를 이끌었다. 아울러 건설자산도 322조1000억원(6.8%) 늘어났다.

한은은 “지난해 토지와 건물, 지식재산생산물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비금융자산에서 부동산과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금융자산의 절반이 넘는 토지자산 비중은 1년 전 54.3%에서 지난해 54.6%로 확대됐다. 땅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15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금융자산이 확대된 것은 부동산 가격이 오른 영향이 크다. 지난해 비금융자산의 가격은 4.7% 상승해 지난 2007년(10.2%)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토지자산 등 비생산자산 가격이 6.3% 올라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가구당 순자산은 4억1596만원으로 1년 전(3억9932만원)에 비해 1664억원(4.1%) 가량 늘었다. 이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을 지난해 추계인구(5160만7000명)으로 나눈 뒤 평균 가구원수 2.46명을 곱한 수치다.

다만 가계 자산 대부분은 부동산에 쏠려있었다. 가계 순자산에서 주택과 주택외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7.8%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호주(73.7%), 프랑스(66.3%), 영국(55.0%), 캐나다(53.6%), 일본(42.0%)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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