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군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혜산진부대 생활관에서 일과를 마친 병사들이 통화와 문자메시지 전송, 인터넷 강의 시청 등 자유롭게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뉴시스

(박진우 기자) 국방부가 부대 내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 전면 확대 방침을 바꿔 당분간 시범운영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7월 중 전면 확대할 예정이었으나 유해사이트 접속을 막는 ‘보안앱’ 안정화가 늦어지는 등 일부 문제점도 나타나 이를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지난 15일 정경두 국방부장관 주재로 박한기 합참의장, 각 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민간 위촉위원 등이 참여한 ‘군인복무정책 심의위원회’를 열어 병사 휴대전화 사용 시범운영 결과를 평가한 뒤 이 같이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방부는 작년 4월부터 일과 후 병 휴대전화 사용을 시범 운영했다. 현재는 훈련병 등을 제외한 36만여 명의 병사가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시범운영 실태를 분석한 결과 휴대전화 사용이 병사들의 소통여건 개선과 심리적 안정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병사들은 휴대전화를 대부분 SNS(38.4%)와 전화·문자(23.2%) 등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했다. 외부와의 소통여건은 현격히 개선됐다(96.3%). 병사-간부 간 소통도 활성화(67.4%)됐다는 인식이 많았다.

휴대전화 사용이 군 생활 적응(79.1%)과 만족(70.4%) 정도, 자기개발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83.7%)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운영 기간 중 군사비밀 유출 등 보안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고, 사용 인원 대비 규정·지침 위반행위 발생비율은 전체 사용인원 대비 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도박 및 음란 유해사 이트에 접속하고, SNS 활동 급증에 따른 온라인 상 욕설, 비하, 성희롱적 발언 등 군 기강 문란으로 비칠 수 있는 일탈행위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근 육군 병사 5명이 수백만 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스포츠 도박을 하다 적발되는 등 사이버도박 범죄 행위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평가됐다.

국방부는 “병사 휴대전화 사용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난 만큼 안정적 시행을 위해 현재의 시범운영을 연장해 보안사고 등 우려되는 부작용 예방을 위한 각종 대책을 최종 점검한 후 전면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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