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 나경원 원내대표가 원내지도부와 함께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 건의안과 추가경정 예산 처리를 둘러싸고 정면대결을 벌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16일 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과 추가경정 예산안을 연계 처리할 뜻을 시사하며 여권을 압박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정 장관을 지키기 위해 해임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 일정 협의에 나서지 않는 태도를 비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은 국정조사를 받아들이기는커녕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결의안을 표결조차 못하겠다고 나오고 있다"며 "여권 내에서도 정경두 장관 교체설이 심심찮게 나오는데도 표결조차 못하겠다는 것은 오기 중의 오기로 밖에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의장 중재안도 받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맹탕추경', '총선용 추경', '빚내기 추경', 게다가 일본 경제보복을 이유로 또 '판돈 늘리기 추경'에 무조건 우리 보고 거수기 노릇만 하라고 한다"며 "국정책임감은 1도 없는 여당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공격했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를 마친 후에도 "추경 심사는 계속 해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본회의 일자가 최소한 이틀이 잡혀야 되는데, 본회의 일정이 합의되지 않으면 여러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지 않을까"라며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은 착한 추경을 나쁜 정쟁으로 그만 괴롭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더 이상 추경 발목잡기는 나쁜 민생 발목잡기다. 국민이 먹고사는 민생 문제를 볼모로 잡는 정쟁은 나빠도 너무 나쁜 정쟁"이라며 "한도 끝도 없이 추경을 볼모잡기로 정쟁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당초 6월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19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의결하기로 잠정 합의했으나, 한국당이 18일과 19일로 이틀 간 본회의 개의를 요구하면서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한국당은 다른 야당과 함께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본회의에서 표결로 처리하기 위해 이 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북한 소형 목선의 강원 삼척항 입항에 따른 군 경계 실패, 해군 2함대사령부의 허위 자백 문제 등을 들어 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지난 15일 국회에 공동 제출했다.

만약 민주당의 요구대로 19일 하루에만 본회의가 열린다면 해임안은 당일 본회의에 보고는 되지만, 6월 임시국회 폐회로 인해 해임안은 표결 없이 소멸되는 것과 다름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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