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갔다 다시 남측으로 넘어오고 있다. /뉴시스

(박진우 기자) 남북미 정상 간 '톱다운' 외교로 재가동된 북미 대화가 실무회담으로 이어져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다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적인 만남이 지난달 30일 전격 성사되면서 비핵화 협상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시작된 북미 정상 간 '톱다운' 소통은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란 성과로 이어졌다. 북미 두 정상이 최근 친서외교를 재개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조속한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촉구하며 북미 대화를 촉진했다.

북미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각각 대표를 지정해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2~3주 내에 팀을 구성해 협상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이미 (협상)대표를 갖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 주도하에 비건 대표가 하게 될 것"이라고 구체화했다. 따라서 이르면 7월 중순부터 북미가 협상 팀을 꾸려 실무회담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실무협상 재개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지만 비핵화 협상에 실질적 진전이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노이에서 북미가 확인한 비핵화 개념과 제재 완화에 대한 이견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물론 (대북) 제재가 해제되진 않았지만 급하게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가장 원하는 제재 완화에 대해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속도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포괄적으로 좋은 합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시작으로 단계적 비핵화와 이에 상응하는 동시적 미국의 행동조치를 요구하며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재개될 비건 대표와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의 실무회담에서 비핵화 정의와 방법론, 상응조치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기 위한 치열한 협상이 예상된다. 실무회담 결과에 따라 다음 북미 정상회담의 향배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김 위원장에게 백악관 초청 의사를 밝힌 상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미 대화 재개의 동력을 다시 마련한 것은 의미가 있지만 실질적인 비핵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실무협상을 해봐야 한다"면서 "비핵화를 어떻게 진행시킬지에 대해 북미가 여전히 입장 차가 있어 실무협상에서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숙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이 관심 있는 부분이 제재 완화인데 미국의 기존 원칙에 변함이 없어 한두 번 실무회담은 할 수 있지만 비핵화와 제재 완화가 되겠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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