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 국내 경제인 대화’가 열려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박진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 20여명이 30일 오전 간담회를 갖고 무역, 투자 등 양국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이번 간담회는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주한 미국대사관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관으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관계자 없이 국내 기업인들과 별도 일정을 잡아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허영인 SPC 회장, 박준 농심 부회장 등 2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 동맹은 이전보다 훨씬 더 전례 없는 굳건한 관계를 자랑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튼튼하고 굳건한 경제적 관계, 경제적 동맹을 강화해 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그 부분을 굉장히 좋게 평가한다"며 "특히 자동차 기업들에 대해서도 이것을 적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CJ그룹 손경식 회장 등을 일으켜 세워 감사의 뜻을 직접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보다 (대미) 투자를 확대하기에 적절한 기회는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기업들을 필두로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경험이 있는 국내 총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유일하다. 신 회장은 지난달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미국 루이지애나 에탄크래커 공장에 31억 달러 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간담회에서 롯데그룹의 미국 투자를 언급했다. 그는 "한미 양국은 2017년 이후로 수억 달러 이상의 상호 투자를 확대를 했다"면서 "오늘 자리에 젠틀맨 신 회장이 함께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해서 3조6000억원 투자하기로 해주셨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당초 예상됐던 화웨이 제재 등에 대한 민감한 내용 없이,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재계에 반(反) 화웨이 전선에 동참하라고 압박을 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중 무역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방침도 굉장히 중요했다"며 "지금 중국과 미국은 무역협상을 계속 이어왔지만 불행하고 안타깝게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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