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등을 겨냥한 추가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30일 방한 기간 중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접경 지역인 DMZ를 방문할 경우 연설 등을 통해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DMZ는 북한과 마주하고 있고 한미 동맹에서 갖는 상징성이 큰 지역이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1월 방한 당시 DMZ 방문 계획을 세웠지만 열악한 기상 상황으로 취소했다. 당시는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를 언급할 정도로 한반도의 긴장감이 극에 달했던 시점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DMZ를 방문했다면 북한에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이 성사될 경우 긍정적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는 물론 남북 대화까지 교착 상태에 빠졌지만 최근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 교환을 재개하면서 다시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선언이나 대북 제재 해제 가능성 등을 언급하는 등 '깜짝 선언'을 하거나 북한에 비핵화 협상 재개를 제안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3일 "북한이 준비됐다면 우리는 당장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19일 "북미 양측 모두 협상에 있어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며 협상에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DMZ는 방한한 미국 대통령들의 필수 방문 코스다. 1952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을 시작으로 지미 카터(1979년), 로널드 레이건(1983년), 빌 클린턴(1993년), 조지 W. 부시(2002년), 버락 오바마(2012년) 대통령 등이 이 곳을 찾았다.

현재 청와대는 경호 등을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방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극적으로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전날 tbs라디오 '김어준 뉴스공장'에 출연해 사견을 전제로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제기했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 김 위원장의 친서에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고 언급한 부분과 트럼프 대통령 친서를 받아든 김 위원장이 "흥미로운 내용"이라고 밝힌 부분이 공통적으로 판문점에서의 만남 제안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게 정 전 장관의 주장이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 정부는 김 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은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에 남북미 정상회담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로이터통신도 24일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할 때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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