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화 기자) 황교안 대표가 ‘말’ 때문에 잇달아 곤욕을 치르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19일 부산시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찬 간담회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내국인과 차등 지급하자는 발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튿날인 20일에는 ‘무스펙 아들의 대기업 취업’ 발언으로 여야 4당의 표적이 됐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숙명여대에서 열린 특강에서 1학년 학생들에게 "아들은 스펙이 하나도 없었다. 학점도 엉터리, 3점도 안 됐고 토익 점수도 800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졸업 후 15개 회사에 서류를 내서 10개 회사 서류 심사에서 떨어졌으나, 서류 심사를 통과한 다섯 군데의 회사는 최종 합격을 했다. 아주 큰 기업이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논란이 일자 페이스북에 "아들은 학점 3.29(4.3만점), 토익은 925점으로 취업하게 됐다"면서 "아들 일화로 보다 가깝게 다가가려고 얘길 한 것인데 그것도 벌써 8년 전 얘기였다. 청년들이 요즘 겪는 취업현실은 훨씬 더 힘들고 어려워졌다"고 해명했다.

이에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22일 "‘KT 취업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아들을 공개적으로 비호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황 대표를 향해 "청년에 대한 이해 수준이 참담하고 소통도 공감도 제로"라며 "현실을 너무 모르는 무개념의 언사다. 여전히 아들이 실력으로만 합격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스펙, 취업 성공의 자식 자랑은 KT 채용 특혜 의혹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역시 "황 대표의 발언은 '부모 잘 만난 것도 실력'이라며 특혜를 받았던 정유라와 다를 바가 없다"면서 “청년들의 상처에 생 소금을 뿌리고 있다. 채용비리 수사를 확대하고, 한국당과 황 대표는 정확하게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대표가 강조했던 '특성화된 역량'은 갑자기 어디로 사라졌나"라고 반문하며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 정의당은 난독증 치료를 받든지 아니면 일상적인 생활에 필요한 정말 최소한의 독해력을 기르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황 대표는 자신의 아들의 취업 발언이 'KT 취업비리 의혹'으로 확산되자 "KT 의혹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22일 '2019 자유한국당 청년 전진대회'에서 KT 취업비리 의혹에 대해 "이미 여러 번 검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4당의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제가 강의한 내용을 잘 보고 어떤 취지로 말했는지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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