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청년미래연석회의 발대식에 참석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진우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을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내에 청년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는 상설기구를 설치하는 등 청년 민심 잡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당 지도부는 지난 19일 청년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청년 의제 및 정책을 발굴하고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청년미래연석회의'를 출범했다.

민주당은 청년미래연석회의를 중심으로 국무총리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의 청년정책관실과 협의해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20대 지지율 하락세를 만회할 대안이다.

이해찬 대표도 출범식에 참석해 "분단을 극복하고 삶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고 환경적으로 깨끗하고 삶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가야 하는데 청년들이 그 주역"이라며 "젊은 세대들이 아픔을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잘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 역시 지난 17일 서울 개봉동에 위치한 기숙사형 청년 주택을 방문해 "주거뿐 아니라 취업과 교육 측면에서 청년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청년 기본법과 청년수당을 지급하는 유스 개런티를 추진하겠다"며 청년층을 위한 경제정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공천 룰에서 청년에 대한 공천심사 가산 범위를 기존 10~20%에서 10~25%로 상향 조정하는 등 청년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 앞마당에서 열린 ‘황교안×2040 미래찾기’콘서트에서 황교안 대표가 개그맨 황현희와 토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역시 취약층으로 꼽히는 청년층의 표심 공략에 나섰다. 황 대표가 직접 나서서 청년 관련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7일 경기 성남 수정구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성장센터에서 '황교안×2040 청년창업가 토크(talk)! 토크(talk)!!' 간담회를 열고 청년 창업가들에게 조언을 해 주는 시간을 가졌다. 또 충남대, 숙명여대 등 여러 대학교를 방문하며 학생들의 취업 고민 등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중도로의 외연 확장을 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매달 두 번씩의 청년 행사를 갖자고 청년위원장에게 당부해 놨다"며 "청년 정치캠퍼스 Q'를 모집하고 대학에 자유한국당 청년지부를 만드는 등 인재를 키우는 일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청년 부대변인도 공모해 최종적으로 30명을 추린 상태이며 심층면접을 통해 10여명을 최종 임명할 예정이다. 적극적인 중도 행보로 대안정당으로 당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각오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른 세대에 비해 비교적 지지정당이 뚜렷하지 않은 20대가 총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치권의 구애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40대 이상은 대부분 정치성향이 뚜렷한 데 비해 20~30대는 불투명하다. 그래서 여야 모두 20대와 30대 초반까지의 표심을 잡는 것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박 교수는 두 정당의 청년 구애 작전이 큰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정당 스스로가 20~30대에 맞는 포지션을 가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채 정책만 가지고 청년층 표심을 사려는 노력은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민주당의 경우 청년일자리나 임대주택 등 청년들이 마음껏 꿈을 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국당은 청년들이 원하는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는 대신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좌, 우파 이야기만 하면 청년층이 좋아하겠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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