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공연

천년고도에서 즐기는 ‘8야 테마’ 특화된 야간 문화체험 풍성

대동놀이-골목 버스킹-설화이야기길 답사 등 ‘야한 밤’ 만끽

(유병철 기자) 탈 쓰고 덩실덩실 마음껏 놀아보자! 월정교 야경이 빛을 더해가고 해 저물면 닫히던 대문을 활짝 열고 관광객을 맞이한다.

색다른 야간 풍경을 비롯해 역사가 숨 쉬는 문화재와 다양한 공연이 어우러진 경주 문화재야행이 펼쳐지면서 경주의 밤이 화려한 빛과 소리로 물들여진다.

천년의 향기 그윽한 천년고도 경주에서 야간 대표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2019 경주문화재야행’이 올해도 새뜻한 내용으로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경주 교촌한옥마을에서 개최된다.

경주를 대표하는 야간 콘텐츠로 떠오른 경주 문화재야행은 경주시와 경주문화원이 주최, 주관하고 문화재청과 경상북도가 후원하며, 관광비수기에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참여해 밤이면 한적하기 그지없었던 교촌마을을 들썩이게 하고, 관광객은 그저 신라의 달빛 아래 걷고, 춤추고, 먹고, 즐기면서 잔치판에 신명나게 참여하기만 하면 된다.

민속놀이

이번 야행은 전통 한옥마을인 교촌마을을 주 무대로, 동궁과 월지에 이은 야간명소로 새롭게 복원된 월정교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상징인 경주 최부자댁, 신라 국학의 산실인 경주향교를 중심으로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품은 야사를 비롯해 야로, 야설, 야화, 야경, 야숙, 야시, 야식 등 8야(夜)를 테마로 다채로운 야간문화 향유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야사는 밤에 듣는 역사이야기로, 투호놀이, 제기차기 등 체험행사로 ‘민속놀이 누가누가 잘하나’와 우리나라 전통악기인 사물을 배우고 신명나게 즐기는 시간 ‘사물놀이와 놀자’, 교통법주, 누비장, 명주실 뽑기 등의 무형문화재 장인들을 만나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무형문화재 장인을 만나다’의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야로는 신라설화 이야기 길을 답사하는 프로그램 ‘경주 교촌 달빛 스토리 답사’로 교촌광장에서 출발해 향교, 계림, 월정교, 교촌광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된다.

야설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효자 ‘손순과 석종’의 설화를 인형극으로 들려주는 공연이 있어 어린이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탈을 쓰고 한바탕 춤추고 즐기는 대동놀이판 ‘달빛 이고 탈놀이 가자’와 신라 처용설화를 극화한 ‘셔블 밝긔 다래 처용이 노닐다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물놀이 체험

‘멍석 깔아놓아도 놀지 않는다’는 속담처럼 우리는 놀이판에 직접 끼어들기보다 그냥 구경만 하는데, 서라벌의 보름달을 벗 삼아 탈을 쓰고 한바탕 춤추고 즐기는 대동 탈놀이판에 참여해 신명난 풍물패 장단에 덩더쿵 덩실덩실 벌어질 춤판 행렬은 장관을 이룰 것이다. 물론 관광객들이 그 가면을 직접 만들어 쓰고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종류의 탈도 준비했다.

무형문화재 명인의 수준 높은 공연을 즐기며 감사할 수 있는 ‘무형문화재 풍류 마당’과 다채롭고 풍성한 골목 버스킹 ‘교촌 달빛을 노래하다’도 관광객을 매료시킬 것이다.

또 경주문화재 야행의 개막을 알리는 공식행사로 처용설화를 각색한 창작극 ‘셔블 밝긔 다래 처용이 노닐다가’ 공연은 관람객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야화는 경주의 아름다운 문화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사진 전시회 ‘흥미진진 이야기 사진전’과 행사 마지막 날 관광객들이 자신의 띠에 저마다 소원을 담아 쓴 소원지를 달고, 소지행사를 하는 ‘12지 소원지 달기 및 소지행사’는 참여객의 마음을 숙연하게 하고, 새 희망을 담게 만든다.

소원지소지행사

지난해 첫 행사 때 참여 관광객들이 큰 호평을 내린 바도 있다. 외국인들은 물론 국내관광객들은 “여느 행사에 참여해도 보지 못한 우리 문화의 속살을 경주에서 알게 됐다”고 했다. ‘경주 문화재야행’이 날로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옛 것을 짚어 새롭게 지역 문화예술을 창달해 온 행사 의의가 바로 이것이다.

야경은 주간 위주의 문화재 개방에서 야간 연장 개방으로 동궁과 월지, 첨성대, 동부사적지, 대릉원, 계림 등을 매일 오후6시부터 밤11시까지 연장 운영하고, 야숙은 경주최부자의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문화를 체험하는 최부자 아카데미에서 전통한옥숙박이 준비돼 있다.

야시는 지역의 공예인들이 참여하는 공예품 전시·판매 및 체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교촌아트마켓’이 열리며, 야식은 야행에 어울리는 교촌 전통 먹거리 야식으로 교촌한옥마을 일원에서 코와 혀를 유혹하는 푸짐한 먹거리를 체험을 할 수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천년고도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다양한 역사문화 콘텐츠를 통해 과거가 현재로 나오고 관광객이 시간을 거슬러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잊지 못 할 추억이 될 것"이라며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경주의 여름밤 매력을 만끽하고, 8월에 펼쳐지는 경주 문화재 야행에도 다시 찾을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1차 경주 문화재 야행에 이어 2차 문화재 야행은 8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경주 교촌한옥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무형문화제 체험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