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 “대한민국 외교신뢰 무너뜨려” 국가위기 조장하는 위험천만한 일

박주민 “면책특권에도 해당 안 돼”

이정미 “한국당 공익제보라고 억지, 외교에 위해 가한 반국가적 행위”

황 대표 GP 발언은 “내란 선동”

(박진우 기자)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의 한미 정상 간 통화유출 의혹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7일 ‘민생투쟁’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강 의원의 기밀 누출 의혹에 대해 "정부의 외교 무능과 국민의 알 권리 숨기기 급급한 행태를 지적하기 위해 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두둔했다.

또 "청와대와 여권이 합세해 여러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은 적반하장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처음에는 사실 무근이라고 했는데 이제 와서 기밀누설이라고 하니, 사실무근인데 어떻게 기밀누설이 되는지 생각하게 된다. 자체 모순"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한국당에 외교·안보 의식이 부재하다며 책임 있는 공당의 모습을 보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해찬 대표는 "강 의원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외교신뢰를 무너뜨리고 어느 때보다 공고한 한미관계, 두 정상의 신뢰를 흔들어 놓았다"며 "외교교섭 비밀도 못 지키면 국제적 신뢰를 얻을 수 없고, 민감한 정보를 공유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의 공개 발언은 신중하고 때로는 자중해야 한다. 만약 여러 차례 불법 기밀을 유출하고 취득하는 행위가 반복됐다면 그건 범죄를 넘어 국가위기를 조장하는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고위 외교관의 정보 제공도 문제지만 만약 강 의원 요구에 의한 정보제공이라면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강 의원의 발언이 공익제보에 해당하지 않고, 면책특권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한국당은 입만 열면 한미동맹과 한미공조를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게 우리가 집권할 때만 한미공조가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면 이번 만큼은 한국당이 국익을 지키는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 달라"고 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한국당은 공당이길 포기했다. 더 이상 집권 의사가 없는 사실상 파산 선언으로 국민들이 볼 것"이라며 "기밀유출을 공익제보라고 하는 건 도둑질을 선행이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일갈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상무위원회에서 "한국당은 강 의원의 외교기밀 누출 사건을 공익제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면서 "이번 사건은 한국당이 최순실 박근혜 없이 저지른 국정 농단이며 대한민국 외교에 위해를 가한 반국가적인 행위"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한국당의 외교기밀 유출사건은 이번만이 아니다. 2012년 대선에서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왜곡해 대통령기록물인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무단 공개한 전과가 있다"며 "한국당은 죄의식 없는 확신범이 됐다. 정상간 기밀 대화공개가 습관인 집단에게는 앞으로 정권은커녕 국회의원도 가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한국당과 황 대표의 안보의식도 문제 삼았다. 특히 황 대표의 GP 발언에 대해 "내란을 선동하는 것이냐" "헌법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내대표는 "(군에게) 대놓고 항명하라는 것이냐. 아니면 노골적으로 내란을 선동하는 것이냐"며 "저는 군대 경험이 없지만 군대에 안 갔어도 그런 말이 어떻게 국헌을 뒤흔들고 국가기강을 무너뜨리는지 그 정도는 안다. 이게 도대체 말이냐. 막말이냐. 자숙하셨으면 좋겠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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