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송강호-봉준호)

(김정하 기자)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5월 26일(한국시간)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우리 영화가 칸영화제 본상에서 수상한 것은 이창동 감독의 '시'가 2010년 제 63회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후 9년 만이다.

봉 감독은 '괴물'(2006, 감독주간) '도쿄!'(2008,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 경쟁)에 이어 5번째로 칸에 입성했다.

 '황금종려상'은 칸 영화제의 본선 '경쟁 부문' 초정작 중 최고 작품에 수여한다. 즉, 칸 영화제의 '대상'이다. 세계 3대 영화제는 대상을 각기 다른 이름으로 수여한다. 베니스 영화제는 '황금사자상', 베를린 영화제는 '황금곰상'이 대상에 해당한다.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매회 20여편 내외가 초청된다. 수상작(자)는 영화제 마지막날인 폐막식에서 가려진다. 대상인 황금종려상과 함께 그랑프리(2등상·심사위원대상), 심사위원상(3등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감독상 등이 수여된다.

칸 영화제의 대상이 '황금종려상'이라는 명칭으로 확정된 것은 1975년부터다. 초창기인 1939년부터 1954년까지는 최고상의 이름이 '국제영화제 그랑프리'(Grand Prix du Festival International du Film)였다. 이후 1955년부터 1963년까지 '황금종려상'(Palme d'Or)을 유지하다가, 1964년부터 명칭이 바뀌었다. 그 해부터 1974년까지는 '영화제 그랑프리'(Grand Prix du Festival)라는 이름으로 대상이 수여됐다.

수상 직후 각국 미디어는 봉 감독과 '기생충'을 집중 보도했다.

BBC는 "봉준호 감독은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최초의 한국인이다. '기생충'은 사회 계층 간의 역학 관계를 탐구하는 블랙 코미디 스릴러"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미 '옥자'로 2017년에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옥자는 당시 넷플릭스 최초 상영작으로 논란을 낳았다. 올해는 넷플릭스 영화의 경쟁 부문 진출을 금지한 두 번째 해"라며 2년 전 시비도 언급했다.

가디언은 "봉준호는 두 번째 아시아인 황금종려상 수상자다. 첫 번째는 지난해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다. '기생충'은 극중 주인공이 끄는 메르세데스 벤츠만큼 부드럽게 전개되는, 아주 재밌게 볼 수 있는 풍자적인 서스펜스 드라마 장르"라고 평했다. 

버라이어티는 "봉준호 감독은 미묘하고, 격론을 부를 (사회)정치적 영화인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장인 이냐리투 감독은 '우리 모두는 이 영화가 우리를 다양한 장르로 데려가는 기대치 못한 방식, 재치있고 웃기고 부드럽게 우리에게 일러주는 방식의 신비로움을 공유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인디와이어는 "봉준호의 블랙 코미디 '기생충'은 프리미어 상영회와 시상식의 밤을 광란의 파티로 만들었다. 시상식에서 황금종려상이 호명될 때, 관객들은 기립해서 환호했다. 심사위원장인 이냐리투는 황금종려상 결정이 '만장일치'였다고 말했다"고 알렸다.

뉴욕타임스는 "'기생충'은 부잣집에서 일을 구하는 가난한 가족 사기단을 다룬 사회 풍자극"이라고 썼다.

한편 기생충은 식구들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선생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 분)의 집에 발을 들이게 되고, 두 가족의 만남은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간다는 내용의 영화로, 5월 30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