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지난달 1일부터 전국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서의 1회용 비닐봉지 사용이 전면 금지되면서 비닐 사용량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택배물 속 과대 포장은 여전하다. 온라인 쇼핑에 따른 택배 수량이 폭증하고 있지만 택배물 과대 포장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과도한 쓰레기 배출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규모는 111조 89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6% 늘었다. 그만큼 택배 물량도 늘어났다.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지난 2월 공개한 지난해 국내 택배 물량은 25억 4300만 개에 달했다. 국민 1인당 택배 이용횟수는 연 49.1회로 전년보다 4.3회 증가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을 압도해 세계 1위 수준이다.

이에 따른 포장 폐기물은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하루 평균 2만 톤으로 전체 생활폐기물의 40%에 달한다. 대부분 한 번 쓰고 버려지는 비닐 포장재와 완충재나 신선식품의 선도 유지를 위한 아이스팩, 스티로품 박스 등 합성수지류 포장재로 부피가 크고 분해가 잘 안 돼 쓰레기 관리 및 처리가 어려운 것들이다.

정부는 이 같은 택배 물건 과대포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월 재사용 가능 포장재 사용, 종이 완충재 전환 등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아직 세부적인 규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경우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 등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준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일부 백화점은 정육 포장재를 비닐봉지가 아닌 친환경 종이봉투로 바꿔 나가고 있다. 또한 홈쇼핑업계도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식물성 ‘바이오매스 합성수지’를 원료로 사용해 만든 친환경 비닐을 포장재로 사용하기도 하고 아예 비닐테이프를 쓰지 않는 무테이프 배송박스도 등장했다.

하지만 중소규모의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택배 물건들을 에어백과 스티로폼, 플라스틱 등으로 포장하는 경우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이에 따른 폐기물이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전국의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전면 금지하면서 실생활에서 비닐의 사용이 크게 줄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택배물 속 과대포장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대책이 절실하다.

택배물 포장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세부적인 규정을 하루빨리 마련하고 단속도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친환경 소재 개발에 좀 더 신경을 쓰는 한편 폐플라스틱 분리수거 및 자원순환 활성화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세계 1위의 플라스틱 사용국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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