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모습./뉴시스

(이진화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로 주식 투자과정에서 손해를 봤다는 투자자들의 민사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투자자들의 이 같은 소송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이미 삼성전자 임원들이 구속되는 등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투자자 강모씨 등 355명은 지난달 25일 삼성바이오와 삼정·안진회계법인, 금융감독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미옥)에 배당됐다.

이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손해액수는 120억7500여만원이다. 이 중 84억4900여만원을 삼성바이오 등이 배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구금액은 지난해 11월14일 종가인 1주당 33만4500원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구체적인 개별 손해금액은 이후 소송 과정에서 밝힐 계획이다.

삼정회계법인의 경우 2015·2017년 삼성바이오 감사보고서를 작성할 당시 허위 재무제표를 적정하게 작성했다고 기재한 잘못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안진회계법인은 삼성바이오의 2016년 감사보고서를 작성했다.

아울러 금감원과 국가에 대해서는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하지 않았으며 금융감독원 및 증권선물위원회 조치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만약 그 주장대로 분식회계를 한 게 아니라면 금감원 등 과실에 의해 주주들에게 손해가 발생했으므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1월14일 삼성바이오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했다가 같은 해 12월10일 상장 유지 결정을 하고 하루 뒤 거래가 재개됐다.

강씨 등 투자자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한결의 김광중 변호사는 "그동안 행정소송 및 검찰 수사 경과를 보는 게 필요했다"며 "지난해 11월부터 접수를 받아서 지난달 소송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삼성 그룹 차원의 증거인멸 의혹을 확인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1일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소속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 TF 소속 서모 상무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바이오에피스 양모 상무와 이모 부장을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가 시정요구 등을 취소해달라며 증선위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은 아직 첫 기일이 열리지 않은 상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박성규)는 삼성바이오가 본안소송에 앞서 낸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판단, 지난 1월22일 인용 결정했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지난 2015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판단, 대표이사 해임 권고와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하는 등 제재안을 지난해 11월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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