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 발언 영향으로 중국 주요 증시도 6일 급락하는 등 시장의 긴장감이 반영되고 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순조롭게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며 결과를 낙관하기 힘들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 진척이 느리다면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추가 인상을 언급한 가운데 중국이 이에 반발해 무역협상을 취소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 발언 영향으로 중국 주요 증시도 6일 급락하는 등 시장의 긴장감이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관세 추가 인상)에 많은 중국 관리들이 깜짝 놀랐으며 중국은 오는 8일 미국 워싱턴에서 재개될 미중 무역협상을 취소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전술에 굴복하는 대신 예정된 무역협상을 멈추는 것으로 압박을 회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중국은 머리에 총이 겨눠진 채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 주 회담 진행 여부에 대한 결정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오는 8일 미국을 방문해 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막판 협상에 나설 예정이었다. 양측은 대략적인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WSJ는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무협협상 타결을 앞두고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한 단순한 위협일 수 있다고 차드 바운 패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을 인용해 지적했다.

CNBC도 소식통을 인용해 류허 부총리가 8일 100여명으로 이뤄진 중국 대표단의 미국 방문을 취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9월 유사한 상황에서 미국 방문을 취소한 바 있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빈 제안(Empty offers)'을 들고 미국에 오지 말라'는 메시지를 류 부총리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는 또 다른 소식통의 해석도 전했다.

CNBC는 백악관과 재무부, 무역대표부(USTR)에 관련 논평을 요청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고도 했다.

도널드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오는 10일부터 10%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라고 했다. 325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해서도 조만간 25%의 관세를 물린다고 했다. 실현된다면 휴전 상태가 지속돼 온 미중 무역전쟁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

한편 미중 무역협상 결렬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6일 오전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아시아 시장거래에서 7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브렌트유가 70달러 선 아래로 떨어지기는 한달 만에 처음이다. 브렌트유는 이날 아시아 시장거래에서 2.1%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유(WTI) 역시 2.6%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주요 증시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5.93% (15시 현재) 폭락하는 등 오전보다 낙폭을 키워가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도 3.13% 떨어지며 시초가보다 낙폭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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