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의 지령을 받은 세력이 기획·진행한 것 아닌가 의심” 팩트 가지고 하는 얘기 강조

정치권 “근거 명확하지 않은 얘기 배후설 입증 증거 없는 것 아니냐” 네티즌도 “내가 북한 지령 받았냐”

(이진화 기자) ‘한국당 해산’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북한의 지령을 받은 세력이 기획·진행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갖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정 의원은 “팩트를 근거로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주장, 국민청원에 참여한 네티즌들은 “그럼 내가 북한의 지령을 받고 동의를 한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정 정책위원장은 2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당 해산’ 국민청원과 관련 “이번 사태를 4·29 좌파정변으로 규정했다. 이런 좌파정변에 동조하는 국민도 일부 계시는구나, 심지어 저희 자유한국당을 토착왜구라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세력이 국내에 있는 걸 보면 대한민국 안에 자생적 좌파에 의한 정변의 일환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조평통 산하의 ‘우리민족끼리’라는 매체에서 지난달 18일에 한국당 해산시켜라라고 하는 것을 발표하니까 바로 나흘 뒤인 22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한국당 해산 청원이 올라왔다”며 “여기에 대대적인 매크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속도로 진행된 걸로 봐선 북한의 어떤 지령을 받는 이런 세력에 의해 이게 기획되고 진행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한국당 해산 청원)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그는 "북한 배후설은 팩트를 가지고 하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얘기”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 인원이 과대포장됐을 수는 있지만 북한 배후설을 입증할 명확한 증거는 없는 것 아니냐"며 한국당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도 한국당의 국민청원 북한 개입 주장에 중도층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김 총수는 이날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한국당 정당해산 국민청원이 160만명 서명을 넘어섰는데 이 사건은 한국당에게 지지율을 올리는 찬스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대단한 위기이기도 하다”면서 “한국당이 북한개입설을 주장하고 민주주의를 해친다고 얘기하는 등 오로지 지지자들만 만족시키는 발언만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총수는 “이걸 그냥 민심으로 받아들인다고 한 마디만 하면 되는데 한국당은 지지자들만 바라보니 그런 말을 할 여유도 없다”면서 국민들에게 ‘그럼 내가 북한이란 말이냐’는 반발만 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한 네티즌은 한국당의 북한 개입 주장에 대해 “정말 생각이 없는 걸까요. 국민들의 대표라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어찌 저리 유치하고 기본적인 사고방식 자체가 좌우 아니면 상하, 진짜 무슨 사이비 종교단체 세뇌 당한 것처럼 막말은 기본에 옵션으로 어거지 땡깡 이라니 제1야당이라는게 부끄럽네요

오죽했으면 제1야당을 해산 해달라고 하겠냐고 또 그런 의견에 찬성하는 사람이 저렇게 계속 늘어나는데 뭘 잘못하고 있는지 반성하고 고칠 생각은 안하고 또 막말로 대응하니 참

국회의원 잘못하면 해고 할 수 있는 법안도 올라왔으면 좋겠네“라는 댓글을 올렸다.

네이버 아이디 toto****를 쓰는 또 다른 네티즌은 “지금 때가 어느 땐데 아직도 좌파니 빨갱이니 북한이 어쩌구 저쩌구 신물난다. 그럼 청와대 게시판에 참여한 나도 빨갱이냐? 난 서울에서 나서 서울에서 자랐는데? 난 이래서 이런 색깔론 때문에 한국당이 싫다”는 글을 올렸다.

물론 이와 같은 댓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간혹 국민청원 게시판 자체를 문제 삼거나 보수성향의 댓글도 올라온다.

한편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도 "패스트트랙 처리 주문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국회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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