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이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효과를 감안하지 않은 수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4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75%로 동결한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에서 0.1%포인트(P) 낮춘 2.5%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월 2.9%로 처음 제시된 이후 7월과 10월, 올해 1월 그리고 이달까지 4차례에 걸쳐 각 0.1%p 하향 조정됐다.

당초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정부의 추경 편성을 고려해 성장률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럼에도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은 것은 지난 1분기 경기 성장 흐름이 예상보다 부진한 데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1분기 수출과 투자의 흐름을 점검해보니 당초 예상보다 실적치가 낮은 것으로 파악돼 이것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소비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을 나타낸 데다 설비, 건설 투자의 조정과 수출 증가세 둔화 지속으로 성장세가 다소 완만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수출과 투자 부진의 완화 등으로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다소 회복될 것이라고 이 총재는 전했다. 아울러 이번 전망치에는 정부의 추경 편성 등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추경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전망치에 반영하려면 규모와 구성 내역, 지출 시기 등이 확정돼야 한다"며 "(추경이) 어느 쪽에 쓰이느냐에 따라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어 7월 전망 발표 때 효과를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경제 연구기관들은 이미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춘 상황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기존 2.3%에서 2.1%로 내렸고,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도 2.4%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 등도 2.5%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정부의 추경 편성 등을 감안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유지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