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광주시민 분향소 조형물에 추모 글귀가 적혀 있다 ./뉴시스

팽목항 노란 리본따라 추모객 발길

단원고 ‘다시 봄 희망을 품다’ 행사

권력에 눈 먼 정치권이 은혜·축소

정우성 등 스타들도 추모에 동참

대학생 진보연합, ‘특수단’ 촉구

이준석 선장 옥중서신 일부 공개

(이진화 기자)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전국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이어졌다.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는 진상규명과 그날을 잊지 않겠다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방파제 울타리에 걸린 노란 리본에는 지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바닷바람에 리본이 나부낄 때마다 5년 전 그날의 슬픔과 아픔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이날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고 강당 단원관에서 열린 세월호 5주기 추모행사 '다시 봄, 희망을 품다'에서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전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며 너무 슬퍼하거나 아파하지 않았으면 한다. 새 희망으로, 밝은 모습으로 이 사회에 어떤 구성으로 살아갈지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 전 위원장은 참사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사고 소식에 곧바로 팽목항으로 달려갔다. 너무나 불안했고, 불안은 슬픔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슬픔은 이내 분노로 변했다. 단 하루 동안의 일이다. 세월호는 '꺾인 삶', '망가진 가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도 가족에게 '살았을 것'이라고 거짓말했지만, 이후 참사를 둘러싼 거짓이 너무 많았다. 애초부터 실상을 제대로 알렸다면, 수습, 인양, 진상규명이 이렇게 더뎌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렸고, 돈을 숭상한 기업과 권력 장악에만 눈이 먼 정치권이 참사를 은폐, 축소했다"고 했다.

영화배우 정우성(46), 가수 이승환(54) 등 스타들이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추모했다.

정우성은 16일 인스타그램에 노란 종이배로 세월호 참사일 '416'을 만든 사진을 올렸다. 문정희(43)는 노란 리본과 함께 "20140416 세월호 5주기 추모 잊지 않겠다. 아직도 먹먹한 모두의 아픔이다. 벌써 5주기다. 아직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는데, 세월호 침몰 희생자 분들을 추모한다"고 남겼다.

이승환은 세월호 추모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이들을 비판했다. 전날 인스타그램에 "세월호가 지겹다니요. 저는 당신들이 징글징글하다"며 "백번 양보해 지겹다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진실이 밝혀져 억울하게 희생된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려야 한다. 그리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응분의 대가를 받아서 이 땅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광주·전남 대학생 진보연합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수사단 설치를 촉구했다.

진보연합은 "우리는 국가가 왜 세월호의 승객들을 구조하지 않았는지 알지 못한다. 오히려 세월호 폐쇄회로TV(CCTV) 영상 녹화 저장장치(DVR)가 조작·은폐됐고, 기무사가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한 사실이 밝혀졌다. 적폐를 청산하지 못한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선장 이준석(74)씨의 옥중서신이 5년만인 일부 공개됐다.

편지에서 이씨는 "항상 죄책감에 사로잡혀 자책하면서 하루도 지난 날들을 잊어 본적이 없다"고 적었다. 또 "때로는 악몽에 시달릴 때도 있으며 마음이 불안하거나 혼란스럽다"며 "모든 것이 괴롭고 힘이 들더라도 반성하고 기도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으시고 슬픔과 고통속에 하루하루 힘들게 지내시는 모든 유가족님들에게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리며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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